"한국 음주운전, 일본의 6배…법 너무 약하다" 낯 뜨거운 '일본 현지 반응'
2025-11-0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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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이 앗아간 효도 여행
서울 한복판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을 일본 언론이 집중 보도하며 한국의 음주운전 실태를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일본 매체들은 “한국의 음주운전 사고 비율이 일본의 6배에 달한다”고 지적하며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3일,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일본인 모녀를 치어 한 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30대 남성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전날 밤 10시쯤 전기차를 몰고 동대문역 인근 흥인지문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본인 관광객 모녀를 들이받았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인 0.08%를 크게 넘는 수준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식당에서 소주 세 병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TV아사히는 “서울의 대표 관광지에서 일본인 여성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한국의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일본보다 여섯 배 많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인구는 일본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최근 5년 동안 음주운전 사고가 7만 건을 넘고, 이로 인한 사망자도 매년 1000명 가까이 된다”고 전했다.
방송은 또 “한국 경찰이 단속 영상을 공개하며 경각심을 높이려 하지만, 처벌이 약해 사고가 되풀이된다는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TV아사히는 “서울 중심에서 벌어진 이번 참극은 한일 양국 모두에게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다시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고로 일본인 50대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고, 함께 있던 30대 딸은 다리 골절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두 사람은 일본 오사카에서 서울로 2박 3일간 여행을 왔으며, 딸이 어머니를 위해 준비한 ‘효도 여행’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일본 내에서도 이번 사건은 크게 보도됐다.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국 여행이 두렵다”는 반응부터 “음주운전은 어느 나라든 용서될 수 없는 범죄”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는 “한국 정부가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는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140건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그러나 인구 대비 비율로 보면 여전히 한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게 일본 언론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음주운전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로 낮은 처벌 수위와 사회적 관용을 꼽는다. 한 교통안전 전문가는 “음주운전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예측 가능한 살인행위’로 인식돼야 한다”며 “단속 강화와 함께 처벌 기준을 높이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