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 미납액 1조 돌파…경찰판 ‘38기동대’ 신설 검토 중

2025-11-0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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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 중”

경찰이 1조원을 넘어선 미납 과태료 징수를 위해 ‘경찰판 38기동대’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와 자치구, 경찰청 및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자들이  경기 구리시 구리·남양주 톨게이트에서 체납 및 과태료 체납차량 합동 단속을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서울시와 자치구, 경찰청 및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자들이 경기 구리시 구리·남양주 톨게이트에서 체납 및 과태료 체납차량 합동 단속을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5일 뉴스1에 따르면 경찰청은 전국 시도경찰청에 미납 과태료 징수만을 전담하는 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징수전담팀은 시도청별로 5~7명 규모로 구성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현장 조사부터 은닉재산 수색과 공매까지 직접 징수 활동을 맡는 방향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각 시도청에는 한두 명 수준의 인력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나 실제로 체납자를 찾아가 징수하기에는 인력과 조직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찰은 퇴직자를 일반직으로 재고용해 전담팀을 운영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경찰이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하는 이유는 과태료 미납액이 해마다 쌓여 1조 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찰의 과태료 징수결정액은 2조 4064억 8200만 원이었으나 실제 납부된 금액은 1조 3188억 8600만 원에 그쳐 수납률이 54.8%에 불과했다.

미납액은 1조 837억 3600만 원으로 2021년 8946억 9000만 원 수준이던 누적 미납금이 2023년 처음 1조 원을 넘긴 뒤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년 이상 장기 체납된 금액만 6806억 원, 963만 건이 넘는다. 과태료는 5년간 징수나 집행이 없으면 시효가 소멸되는데 최근 4년간 소멸돼 사라진 금액이 224억 원을 넘어섰다. 경찰청은 그동안 가상자산 압류, 외국인 근로자 보험금 압류, 차량 번호판 영치 등 다양한 징수 방안을 시도했지만 미납액이 줄지 않자 전담 조직 신설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경찰이 참고하는 사례는 서울시의 ‘38세금징수과’다. 이 부서는 2001년 창설돼 2012년 정식 명칭으로 개편된 서울시 소속 조직이다. 명칭은 납세 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38조에서 따왔다.

38세금징수과는 고액 지방세 체납자를 직접 찾아가 징수하는 강력한 현장 중심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체납자의 부동산과 금융자산, 친인척 관계까지 사전에 조사해 은닉 재산을 추적하며 필요하면 현장에 나가 압류 절차를 진행한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들이 호화 생활을 하는 비양심 체납자 가택을 조사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뉴스1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들이 호화 생활을 하는 비양심 체납자 가택을 조사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뉴스1

문을 열지 않을 경우 경찰 입회 아래 강제개문이 이뤄지기도 하고 현금이나 귀금속, 명품, 차량 등 현장에서 발견된 자산은 압류 후 공매로 넘긴다. 차량에는 압류 스티커가 부착되고 번호판은 영치되며 체납자가 완납해야만 해제된다.

서울시 본청뿐 아니라 25개 자치구 세무2과 내에도 38세금징수팀이 설치돼 있다. 이들은 체납자라면 누구든 끝까지 추적하지만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분납이나 결손 처분을 통해 재기를 돕기도 한다. 드라마 ‘38사기동대’의 모티브가 된 조직으로,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활동이 공개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뉴스1에 따르면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 중”이라며 전담팀 구성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과태료를 전액 납부한 차량에만 ‘납세필증’을 발급해 부착하도록 하는 제도 복원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1998년 폐지된 바 있다.

유튜브,KBS 교양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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