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괜찮을까?” 바나나에 뒤덮인 '까만 점' 정체, 알고 보니…
2025-1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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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점으로 뒤덮인 바나나, 먹어도 괜찮을까?

바나나는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과일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바나나가 '까만 점'으로 뒤덮인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과연 이런 증상이 있는 바나나를 먹어도 괜찮을까?
바나나 껍질에 생기는 까만 점은 숙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의 결과다.
바나나 껍질에 생기는 '까만 점' 정체는?
바나나는 수확된 후에도 내부의 효소 작용에 의해 계속 익어 가는데 이 과정에서 과일 속 녹말이 당분으로 바뀌어 점점 더 달콤해진다. 익어 가면서 껍질 속의 색소 성분인 엽록소가 분해되고 대신 갈색을 띠는 멜라닌계 색소가 만들어진다.
이때 껍질 표면에 생기는 작은 까만 점들이 바로 멜라닌 색소가 뭉친 부분이다. 이런 점들은 바나나가 완전히 익었다는 신호로, 흔히 '슈거 스폿(sugar spot)'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까만 점은 외관상 보기엔 조금 불안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먹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이런 점이 있는 바나나는 녹말이 충분히 당으로 전환돼 맛이 더 달콤하고 부드럽다. 특히 소화가 잘 되는 과당과 포도당이 많아져 어린이나 노약자에게도 부담이 적다.

다만 까만 점이 생긴 지 오래돼 껍질 전체가 검게 변하고 물렁물렁해진 경우라면 주의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숙성을 넘어 부패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냄새가 시큼하거나 껍질이 젖은 듯 끈적거린다면 이미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시작한 상태일 수 있으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까만 점은 주로 온도와 산소, 그리고 시간의 영향을 받아 생긴다. 바나나는 열대 과일이라 낮은 온도에 오래 두면 껍질 세포가 손상되고 그 부위가 산화되면서 검은 반점이 나타난다. 반대로 실온에서 너무 오래 두면 에틸렌 가스의 작용이 활발해져 숙성이 빠르게 진행되고 이때도 검은 점이 생긴다. 냉장고에 넣을 경우 껍질이 빠르게 검게 변하지만 속살은 상대적으로 오래 신선하게 유지된다. 즉 껍질이 까매졌다고 해서 속까지 상한 것은 아니다.
부패가 아닌 숙성의 흔적
결론적으로 바나나 껍질의 까만 점은 부패가 아닌 숙성의 흔적이다. 까만 점이 조금 있는 바나나는 안심하고 먹어도 되며 오히려 맛과 향이 가장 풍부한 시기일 수 있다. 다만 껍질이 거의 전부 검게 변했거나 냄새와 질감이 비정상적이라면 그때는 버리는 편이 안전하다.
바나나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빠르게 숙성하는 과일이므로 적당히 익은 상태에서 냉장 보관하면 까만 점의 확산을 늦추고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요약하자면 바나나 껍질의 까만 점은 멜라닌 색소가 산화되며 생기는 자연 현상으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아니다. 이는 바나나가 달콤하게 잘 익었다는 표시이며 적당한 정도의 까만 점은 오히려 먹기에 가장 좋은 시기임을 알려 준다.
다만 점이 지나치게 많거나 껍질이 전체적으로 검게 변해 있으면 신선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냄새와 질감을 꼭 확인한 뒤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