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6톤 실었다…올해 첫 캐나다·괌 수출길 오른 제주산 ‘국민 과일’ 정체
2025-11-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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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귤, 세계를 사로잡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제주 감귤의 새로운 도전
제주의 대표 작물인 노지 감귤이 다시 한번 세계 시장으로 향했다. 겨울철마다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제주 감귤’이 이제는 품질과 신뢰를 무기로 해외 소비자에게도 눈도장을 찍고 있다.

9일 농협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제주시 조천읍 제1유통센터에서 2025년산 노지감귤 첫 수출 선적식이 열렸다. 이날 컨테이너에는 캐나다로 향하는 17.6톤(t), 괌으로 향하는 8.4t 등 총 26t의 감귤이 실렸다. 오렌지나 만다린 등 글로벌 감귤류 사이에서 ‘제주산 귤’의 존재감을 알리는 출발점이다.
조천농협은 올해 노지 감귤 수출 목표를 400t으로 잡았다. 지난해(307t)보다 약 30% 늘어난 수치다. 이번 첫 선적을 시작으로 미국, 러시아, 동남아 등 주요 시장으로 판로를 넓히며 수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김진문 조합장은 “수출국 검역 기준에 맞춰 농약 안전성과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통해 신뢰를 확보했다”며 “제주의 감귤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지역 농가에 ‘수출형 체질’ 자리 잡는다
이번 수출은 단순히 물량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제주 농업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수출 물량이 늘수록 농가의 가격 안정성이 높아지고, 지역 경제도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현장에서는 이미 농가 단위에서 ‘품질 중심’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GAP 인증, 잔류농약 검사, 규격 선별 등 까다로운 절차를 충족하기 위해 재배 방식과 출하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추세다. 양보다 질을 택하는 변화는 농업의 경쟁력이 수출 시장 기준에 맞춰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시장이 선택한 건 ‘맛’보다 ‘믿음’
해외 소비자들이 제주 감귤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당도가 아니라 ‘신뢰’에 있다. 감귤이 소비자 손에 닿기까지의 과정—수확, 선별, 포장, 유통—모든 절차가 체계적으로 관리되며, 한 상자 안에는 ‘맛 이상의 품질 데이터’가 담긴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과일 시장은 ‘산지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조천농협은 이에 맞춰 선별라인 자동화와 품질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며, 공동 출하 회의를 통한 표준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 수출업계 관계자는 “제주 감귤은 한국산 과일일 뿐만 아니라, 지역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고 매체에 말했다.
감귤이 품은 미래는 ‘브랜드’
감귤 산업의 미래는 물량보다 이야기, 즉 ‘브랜드’에 있다. 세계 시장은 단순히 과일을 사는 것이 아니라, 생산지의 스토리와 가치에 반응한다. 조천농협의 첫 선적은 ‘제주 감귤’을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이제 감귤은 “어디서 왔느냐”보다 “어떤 환경과 철학으로 길러졌느냐”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제주의 햇살, 화산토의 미네랄, 농가의 정성이 곧 상품의 차별화 요소가 되는 시대다. 김진문 조합장은 “이번 선적을 계기로 해외 유통망을 넓히고, 농가 소득 안정에 힘쓰겠다”며 “제주 감귤이 수출품을 넘어 제주의 이름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품질과 신뢰를 더 쌓겠다”고 밝혔다.
제주 노지감귤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과일’이다. 따뜻한 제주의 바람과 토양이 만들어낸 균형 잡힌 단맛과 산미, 얇은 껍질과 풍부한 과즙 덕분에 겨울철이면 전국 식탁을 채운다. 가격 부담이 적고 영양이 풍부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계절의 상징이다. 비타민 C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제 그 귤 한 알이 바다를 건너 세계로 향하며, ‘국민 과일’의 이름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감귤’로 도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