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최근 사망한 북한 김영남 아들이 제 중매 섰다”
2025-11-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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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북한 주민들의 '체제 생존 롤모델'”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사망한 김영남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 인연을 털어놨다. 김정일 집권기 대외적 국가수반을 지낸 북한 외교 원로인 김 전 위원장은 태 전 의원의 학창 시절 절친의 아버지이자 스승 같은 인물이었다.
런던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를 지내는 등 북한 엘리트 외교관 출신인 태 전 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3일 97세를 일기로 사망한 김 전 위원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태 전 의원은 "제가 12살 때 우리로 치면 외국어 특목고인 '평양외국어학원'에 입학했는데 김 위원장 막내아들 김동호와 같은 반이었다"며 "그래서 친구 집에 자주 놀러 갔고 당시 당 국제부장이었던 김 위원장은 꼭 집으로 와 점심을 먹었고 저희가 오면 놀아주고 공부도 봐 줬다"고 돌이켰다.
또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외교부에 들어갔을 때 김 위원장이 외교부장(현 외무상·우리의 외교부장관에 해당)이었으며 유럽 쪽에서 대표단이 오면 제가 들어가서 통역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 막내아들로 외교부에서 같이 근무한 김동호가 저와 제 아내 중매까지 서줬다"며 그만큼 각별한 사이였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이 '체제 생존형' 모델로 삼을 만큼 김 위원장의 처세술과 권력 흐름을 읽는 눈이 탁월했다고 평가했다.
김씨 일가에게 완전 충성하고, 상황 판단을 정말 잘하고, 권력 향배를 적어도 10년 먼저 읽는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가졌고, 생존 본능이 대단히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능력도 좋았고, 무엇보다 청렴해 흠잡을 틈을 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함께 방문, 남북 공동 입장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장면 역시 "사진을 찍히려 의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1928년생으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좌천되지 않고 중책을 맡아온 인물이다. 1998년 김정일 정권 이후 21년간 대외적 국가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지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김 부부장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주요 간부들과 함께 김 전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조문했다. 김 전 위원장의 장례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 결정에 따라 국장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