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서 술판 벌인 경찰…알고보니 고교생에 압수물 털린 그 경찰'

2025-11-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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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행사 경호 중 만취 경찰의 부끄러운 일탈
신뢰 무너진 경찰의 충격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지원을 위해 경북 경주에 파견된 경찰관들이 ‘음주 물의’를 일으켜 복귀 조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APEC 지원을 위한 경찰차들 (기사 사건과는 무관) / 연합뉴스
APEC 지원을 위한 경찰차들 (기사 사건과는 무관) / 연합뉴스

특히 중앙일보에 따르면 그중 한 명이 불과 두 달 전 ‘압수물 도난 사건’으로 감찰 조사를 받던 경찰관인 것으로 확인됐다. 압수물 관리 부실로 질타받은 경찰관이 국가적 행사 지원 업무에 투입된 데 이어, 또다시 음주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경찰 내부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경남 창원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5명(경감 이하)은 APEC 경호·경비 지원을 위해 경주에 파견됐다. 이들은 주류 반입이 금지된 한 기업체 연수원에 숙소를 배정받았으나 파견 첫날부터 일부 인원이 숙소 내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한 명은 과음으로 구토까지 한 뒤 이를 치우지 않은 채 다음 날 근무에 나섰고, 숙소 관계자의 신고로 사건이 외부로 알려졌다.

상급 기관인 경남경찰청은 즉시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해당 경찰관 전원을 복귀시켰다. 음주가 근무시간이 아닌 휴게시간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경남청은 “국가 행사 지원 중 음주는 어떤 이유로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들 5명 중 일부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 중이다.

해당 술자리에는 ‘창원서부서 압수물 도난 사건’의 당사자인 A경찰관이 포함돼 있었다. A경찰관은 지난 9월 오토바이 절도 사건의 핵심 증거물인 압수 오토바이를 피의자인 10대 고등학생에게 다시 도난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일으킨 인물이다. 당시 그는 수사과 압수물 담당자로, 일일 점검과 잠금장치 설치 등 관리 지침을 지키지 않아 사건 발생 2주가 지나서야 도난 사실을 인지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집중 추궁 대상이 됐다. 여야 의원들은 “경찰의 압수물 관리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수준”이라며 “경찰서가 10대들의 놀이터가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해당 자리에서는 ‘하동 순찰차 사망 사건’을 비롯한 각종 기강 해이 사례도 함께 제기됐다.

국감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올해 8월까지 경남청 소속 경찰관 19명이 중징계를 받았다”며 조직 전반의 기강 해이를 질타했다.

이에 지난 9월 취임한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은 “국민께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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