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 못한 대반전…현역 은퇴한 박병호, 친정팀서 '이 소식' 전했다
2025-11-05 16:55
add remove print link
은퇴 후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 다시 입게 된 박병호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국민 거포’ 박병호가 자신이 전성기를 보냈던 키움 히어로즈로 복귀했다. 다만 이번엔 유니폼 색깔은 같지만, 선수 대신 코치로서의 두 번째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는 '대반전' 소식을 전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키움은 지난 4일 공식 발표를 내고 “박병호를 잔류군 선임코치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병호는 지난 시즌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불과 한 달여 만에 현장으로 돌아오게 됐다.
“친정팀에서 제2의 인생”…박병호, 코치로 복귀
박병호의 친정팀 복귀는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다. 그가 프로에 데뷔했던 팀은 LG 트윈스였지만, 진정한 전성기를 보낸 무대는 키움(옛 넥센) 히어로즈였다.
2005년 LG에서 데뷔했을 당시 그는 유망주 거포로 주목받았으나, 타격 밸런스와 출전 기회 부족으로 잠재력을 완전히 터뜨리진 못했다. 하지만 2011년 시즌 도중 키움으로 트레이드되며 인생이 바뀌었다.
이적 이듬해인 2012년 그는 31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 경쟁에 뛰어들었고, 2013년에는 37홈런,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52홈런, 53홈런을 쏘아 올리며 KBO리그 역사상 유일한 2년 연속 50홈런 타자로 이름을 남겼다.
당시 2015년에는 146타점을 기록하며 단일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10년이 올해 삼성 르윈 디아즈가 158타점으로 경신하기 전까지 깨지지 않았다.

KBO 홈런왕 5회,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박병호는 히어로즈에서 뛴 2012~2015년, 2019년까지 총 5차례 홈런왕에 오르며 KBO를 대표하는 슬러거로 군림했다. 그 파워를 인정받아 2016년에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 진출했지만, 빅리그에서는 짧은 1년간의 도전 후 2018년 귀국해 다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021년까지 팀의 간판 타자로 활약했고,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KT 위즈와 3년 총액 30억 원 계약을 체결하며 이적했다. 하지만 2024시즌 도중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돼 한 시즌을 더 보낸 뒤,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지도자로의 전환 선언
은퇴 직후 박병호는 에이전시 공식 SNS를 통해 “이제 다른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서 보려 한다. 후배들을 가르치며 야구를 계속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겠다”며 지도자 전향을 예고했다. 그의 다음 행선지는 결국 가장 뜨겁게 빛났던 팀, 키움 히어로즈였다.

키움 구단은 “박 코치는 히어로즈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이라며 “현역 시절 팀의 간판 타자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활약했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노력과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박 코치가 제2의 야구 인생을 히어로즈에서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철저한 자기관리와 모범적인 태도, 풍부한 경험은 후배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국민 거포에서 선임코치로
팬들의 관심은 그가 어떤 지도 철학으로 선수들을 성장시킬지에 쏠리고 있다. 특히 키움이 올 시즌 세대교체와 리빌딩 과정에 들어선 만큼, 박병호의 역할은 단순한 코치 그 이상이다. 현역 시절 보여준 근성·자기관리·멘탈 리더십이 젊은 선수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가 구단 내에서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KBO 통산 기록만 봐도 그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통산 1767경기에서 타율 0.272, 1554안타, 418홈런, 1244타점, 장타율 0.538, 출루율 0.376. 이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 홈런 타자라는 명성을 입증하는 기록이다.

“이제는 그라운드 밖에서 홈런을 만든다”
은퇴 직후에도 구단들이 앞다퉈 박병호의 영입을 타진했다는 후문이 있을 만큼, 그의 지도력 잠재력은 높게 평가받는다. 키움 복귀는 단순한 재회 이상의 의미다. 그가 선수 시절 쌓아온 기록과 리더십이 이제 후배 육성이라는 또 다른 방식의 홈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프로 데뷔 20년 만에 다시 친정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 이제 그의 목표는 ‘홈런왕’이 아닌 선수를 키우는 코치다. 그라운드의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그의 두 번째 도전이, 키움 히어로즈의 새로운 세대가 성장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잔류군 선임코치란?
야구에서 잔류군 선임코치는 1군이나 2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지도하고 관리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주로 경기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나 부상으로 재활 중인 선수들이 대상이며, 이들의 기량 유지·체력 회복·멘탈 관리를 총괄한다.
잔류군 선임코치는 단순한 훈련 지도를 넘어, 선수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기술 훈련과 피지컬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경기 감각이 떨어지지 않도록 맞춤형 훈련 계획을 세운다. 특히 장기 재활 중인 선수들에게는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한 회복 훈련을 병행하며, 경험이 부족한 유망주들에게는 기본기 중심의 집중 코칭을 실시한다.
예를 들어 LG 트윈스는 전 감독 이종운 코치를 잔류군 책임코치로 영입해 유망 선수 육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 코치는 이천 챔피언스파크를 중심으로 잔류군을 이끌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또한 베테랑 정우람은 잔류군 투수파트 코치로 합류해 후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팀의 마운드 뎁스(투수층)를 두텁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결국 잔류군 선임코치는 보이지 않는 3군 감독이라 할 수 있다. 1군 복귀를 앞둔 재활 선수부터 미래 전력으로 성장해야 할 유망주까지, 선수들의 회복·성장·복귀를 연결하는 구단 내 핵심 육성 코치 역할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