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휴대폰 속 남성, 체포 직전 2층서 뛰어내려 잠적
2025-11-0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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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범 혐의

김건희 여사와 수백 개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의문의 남성이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2층에서 뛰어내려 도망쳤다고 SBS가 5일 보도했다. 매체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범 혐의로 입건된 이 남성에 대해 특검팀이 주식 거래 관련 관계를 넘어서 개인적으로도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SBS는 건진법사 법당에서 발견된 김 여사의 휴대전화에서 한 남성과 주고받은 메시지 수백 개가 발견됐다고 4일 보도한 데 이어 이날엔 이 남성의 신원이 56세 이모 씨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범 혐의로 입건된 이 씨 2022년 불거졌던 김 여사의 미공개 정보 이용 투자 의혹에도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달 서울 용산구의 한 건물에 있는 이 씨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다.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던 이 씨는 특검팀이 경찰에 체포 요청을 하는 사이 2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도망쳤다. 경찰과 특검은 추가 인력을 투입해 인근을 수색했지만 결국 이 씨 행방을 찾지 못했다.
이 씨는 도이치모터스 검찰 수사 당시에도 주가 조작 세력으로 지목돼 조사를 받았으나 직접 거래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특검은 최근 차명 계좌를 이용한 거래 정황을 새롭게 포착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씨는 과거 김 여사에 대한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의 핵심 인물로도 거론돼 왔다.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현재 새만금개발청장)은 김 여사가 2010년 4월 태광이엔시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 원이 넘는 차익을 남기고 모두 매도했다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씨는 같은 시기 태광이엔시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이 씨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 거래를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 측은 이에 대해 “이 씨가 일방적으로 투자 관련 연락을 한 적은 있지만, 김 여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고 밀접한 관계도 아니다”라며 “이 씨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SBS는 특검팀이 지난 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법당에서 김 여사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사용했던 휴대전화 한 대를 확보했다고 전날 보도한 바 있다. 포렌식 결과 이 휴대전화에는 김 여사가 이 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수백 개가 저장돼 있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수사를 받았던 이 씨를 김 여사 관련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무자본 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김 여사의 주식 거래 시점 전후로 여러 의혹에 연루돼 있었다.
특검팀은 2013년에서 2016년 사이에 이 씨와 김 여사가 주식 거래 관련 관계를 넘어서 개인적으로도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또 2013년 이 씨가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를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라고 소개하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이 씨, 그리고 건진법사와의 관계를 유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 측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1차 주포였던 다른 인물의 소개로 알게 된 지인일 뿐 김 여사의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중요한 인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