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이건 기회다…1kg 1만2000원까지 폭락한 겨울철 '한국 대표 생선'

2025-11-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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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끈 11월 초 노량진 수산시장 풍경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부터 북적였다?!

자료사진. 경매장의 방어들. / 뉴스1
자료사진. 경매장의 방어들. / 뉴스1

국내 수산물 전문 유튜버들이 최근 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방어는 1kg에 1만2000원까지 떨어져 이목을 끌었다. 겨울 제철 생선으로 꼽히는 방어가 본격적인 철을 맞으며 가격이 뚝 떨어지자 시장은 들썩이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몰렸다.

국산 방어, 1kg 1만2000원…일본산의 3분의 1 수준

당시 경매장에는 제주, 통영, 거제 등 전국 주요 산지에서 잡힌 국산 방어가 대거 입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들어온 물량은 10톤을 넘겼다. 평소보다 두세 배 이상 많은 규모였다. 공급이 급증하면서 가격은 폭락했다. 이날 경매 기준 국산 방어는 1kg당 1만2000원까지 떨어졌고, 일부 소매점에서는 6~7kg짜리 대형 방어를 1만3000원에 판매했다. 같은 날 일본산 방어가 1kg당 3만6000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국산은 정확히 3분의 1 수준이었다.

왜 이렇게 싸졌나…대방어 시즌, 물량이 폭발했다?!

가격 급락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남해 전역에서 대방어 어획이 동시에 시작되며 물량이 폭주했다. 제주, 통영, 거제, 완도 등에서 일제히 대형 방어가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수온이 18도 이하로 떨어지는 11월은 방어가 연안으로 몰려드는 시기로, 이 시기에 어획량이 크게 늘어난다.

둘째, 축양 형태의 방어가 대거 시장에 풀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완전한 양식이 아니라 일정 기간 바다 가두리에서 사육된 반양식 방어가 대량 출하되며 유통 물량이 폭증했다. 자연산보다 지방 함량은 다소 낮지만 가격이 저렴해 시장에 한꺼번에 공급된 것이다.

셋째, 소비자 인식 변화도 있다. 일본산 방어는 색감과 지방 함량이 좋다는 이유로 여전히 고가를 유지하지만, 국산은 가성비 횟감으로 인식되며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싱싱한 방어. 자료사진. / 뉴스1
싱싱한 방어. 자료사진. / 뉴스1

지금 방어가 숭어보다 싸다?!…현장 반응 ‘열기’

시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축제에 가까웠다. 같은 날 숭어 시세가 1만3000원 안팎이어서, 방어보다 오히려 1000원가량 비쌌다. 다만 수산 도매 관계자들은 방어의 해당 가격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일부 산지에서는 출하량을 줄이기 시작했고, 다음 주부터는 경매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량 조정이 시작되면 도매가와 소비자가 모두 상승할 수 있다.

지금이 방어의 계절…11월부터 2월, 살 오르고 지방 차는 시기

방어는 수온이 낮아지는 11월부터 2월까지 가장 맛이 좋다. 겨울을 나기 위해 지방을 축적하는 시기로, 이때 잡힌 방어는 살이 단단하고 기름이 올라 고소한 풍미가 강하다. 그래서 겨울철 횟집에서는 참치 대신 방어를 찾는 손님이 많다.

방어는 크기에 따라 소방어(2kg 미만), 중방어(3~5kg), 대방어(6kg 이상)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8kg 이상 대방어는 지방 함량이 20%에 달하며, 부위별로 맛의 차이가 뚜렷해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제주 모슬포항에서는 매년 11월 말 ‘대방어 축제’가 열릴 정도로 겨울 방어는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수산물이다.

영양 가치도 국민 생선급…비타민D와 불포화지방산 풍부

방어회.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방어회.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방어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고단백 생선이다. 100g당 단백질이 약 20g, 지방 10g 정도이며 DHA, EP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D 함량도 높아 뼈 건강에 좋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겨울철 방어는 체내 지방을 축적하면서 고소한 맛이 극대화되고, 뱃살 부분은 부드럽고 감칠맛이 강하다. 회로 즐기기 좋고, 남은 부위는 조림이나 매운탕, 구이로 활용하면 버릴 것이 없다. 뼈째 썰어 찌개로 끓이면 국물 맛이 깊고, 뱃살은 팬에 구우면 참치 못지않은 풍미가 난다.

방어는 자연산이 맛있을까, 양식이 맛있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연산 방어와 양식 방어는 맛과 식감, 지방 함량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자연산 방어는 바다에서 자연적으로 자라 어획 시기와 수온, 먹이 환경에 따라 맛과 지방 함량의 편차가 크다. 제철에 잡힌 자연산 방어는 신선하고 단맛이 강하지만, 방어사상충 같은 기생충 감염 우려가 존재한다. 반면 양식 방어는 사료를 먹으며 길러 지방이 풍부하고 고소한 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인공적인 사육 환경 덕분에 내부 기생충 위험이 낮고, 맛과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맛의 방향도 다르다. 양식 방어는 기름지고 부드러운 식감, 자연산 방어는 쫄깃하고 담백한 식감으로 나뉜다. 양식 방어는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고, 자연산 방어는 어획 시점과 환경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는 자연스러운 맛이 있다고 분석된다.

결국 양식 방어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연산 방어는 깔끔하고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각각 적합하다는 결론이다.

축양 방어 vs 자연산 방어, 뭐가 다를까?

'축양 방어-자연산 방어', 차이점은? / 위키트리
'축양 방어-자연산 방어', 차이점은? / 위키트리

최근 수산시장에서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 중 하나가 ‘축양 방어’다. 축양 방어는 자연산 방어를 바다에서 잡아 해상 가두리(양식장)에 옮긴 뒤, 사료나 작은 생선을 먹이며 몇 달에서 길게는 1~2년 동안 키운 방식을 말한다. 완전한 양식은 아니지만, 자연산을 일정 기간 길러 품질을 안정화한 형태라 ‘반양식’ 혹은 ‘반자연산’으로 불린다.

국내에서는 통영 앞바다 해상가두리에서 키운 방어가 대표적이다. 축양 방어는 지방 함량이 많고 살이 기름져 맛이 진하며, 가격은 자연산보다 저렴한 편이다.

반면 자연산 방어는 말 그대로 바다에서 자연적으로 자라 잡히는 생선이다. 먹이와 환경이 자연 그대로이기 때문에 맛의 편차가 크고, 방어사상충 감염 위험이나 수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지방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고소한 맛은 덜하지만, 자연스러운 단맛과 식감이 강점으로 꼽힌다.

맛의 차이는 결국 먹이와 사육 환경에서 온다. 일본산 완전 양식 방어는 사료 관리가 철저해 지방이 가장 많고, 풍부한 기름기와 고소함이 뛰어나다. 그다음이 국내산 축양 방어 그리고 지방이 가장 적은 자연산 방어 순이다.

가격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인다. 일본 양식 방어가 가장 비싸고, 국산 축양 방어가 중간대, 자연산 방어가 가장 저렴하다.

즉, 축양 방어는 자연산 방어를 일정 기간 길러 지방과 맛을 끌어올린 반양식형 방어이고, 자연산 방어는 자연 상태 그대로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생선으로 구분된다. 지방 함량과 가격, 맛의 농도 면에서 둘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유튜브, 퀸소주 Queensoju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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