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 물고기가 산속 하천에서 잡힐 수 있나... "정말 신기하다"
2025-11-06 14:40
add remove print link
"민물 순도 100% 하천인데 이 물고기가 살고 있다"

가을 안개가 자욱한 이른 아침. 한 낚시꾼이 평소 배스 낚시던 산 하천에서 루어를 던졌다. 수면을 가르는 루어에 강한 입질이 왔다. 그런데 끌어올린 물고기는 배스가 아니었다. 바닷물고기인 점농어였다. 민물 하천에서 점농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동네낚시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신현민 씨는 최근 ‘배스가 서식하고 있는 산속 시골 하천에 점농어가 살고 있다?!’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민물 하천에서 점농어를 낚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신 씨는 이날 가을 시즌 마지막 톱워터 낚시를 즐기기 위해 하천을 찾았다. 소형 톱워터 루어와 스틱 베이트를 이용해 배스를 노렸고, 실제로 여러 마리의 배스를 낚는 데 성공했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손님이 나타났다. 바로 메기였다. 신 씨는 "톱워터로 메기를 잡은 건 오랜만"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진짜 놀라운 순간은 그 다음이었다. 스틱 베이트를 수면 가까이 붙여 운용하던 중 강한 입질이 왔다. "배스 같이 생겼는데"라고 말하며 물고기를 끌어올린 신 씨는 곧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잡은 물고기가 점농어였기 때문이다. 
신 씨는 "이게 왜 있냐"라며 당황스러워하면서도 "내심 기대했는데 역시나 오늘 한번은 등장해 주네"라고 말했다. 그는 "신기하지 않나? 이런 하천에 점농어가 살고 있다"며 "기수역은 아니다. 민물 순도 100% 하천인데 점농어가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닷물고기인 점농어가 민물 하천에 서식하게 된 이유는 상류에 위치한 양식장 때문으로 추정된다. 신 씨는 "이 하천에는 위쪽에 올라가면 양식장이 하나 있다"며 "그 양식장에서 점농어를 키웠던 것 같은데 뭐 양식장에서 탈출을 한 건지 양식장에서 풀어 준 건지 이 하천에는 점농어가 소량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수년 전에 여기서 점농어를 낚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소형 개체들이 좀 많았다"며 "아까도 점농어 치고 사실 뭐 큰 개체는 아닌데 어딘가에 지금은 괴물 점농어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점농어는 농어목 농어과에 속하는 어류다. 몸길이는 보통 40~50cm 정도지만 최대 1m까지 자랄 수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등 쪽은 회청색이고 배 쪽은 은백색을 띤다. 가장 큰 특징은 몸 전체에 검은 점무늬가 흩어져 있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점농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점농어는 주로 한국, 일본, 중국 연안의 바닷물에 서식하는 해수어다. 수심 10~30m의 암초 지대나 모래 바닥을 선호한다. 작은 물고기와 갑각류, 두족류 등을 먹고 산다. 산란기는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인데, 이 시기에 연안 가까이 접근한다.
최근 들어 점농어는 양식 대상 어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육질이 좋아 고급 횟감으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여러 양식장에서 점농어를 사육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개체가 탈출해 민물 하천으로 유입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점농어는 해수어이지만 어느 정도 염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특히 어린 개체는 기수역이나 담수에서도 일정 기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서해에서 한강으로 점농어가 거슬러 올라오는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 한강은 조수간만의 영향을 받는 감조하천으로, 밀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잠수교까지 밀려온다. 이 때문에 매년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성산대교와 선유도 인근 한강변에서 점농어를 낚는 낚시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내륙 깊숙한 곳의 민물 하천에서 점농어가 발견되는 경우는 양식장 유입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간 민물에서 생태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식장에서 탈출한 점농어가 민물 하천에 정착하는 현상은 생태계 측면에서도 관심의 대상이다. 점농어는 육식성 어류로 작은 물고기를 주로 잡아먹기에 민물 생태계에 유입될 경우 토착 어종들과 먹이 경쟁을 벌일 수 있다. 다만 장기 생존이 어렵다는 점에서 생태계 교란 위험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민물 하천에서 점농어가 낚였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다. 한 네티즌은 "농어랑 배스의 교잡종이 나오는 거 아니냐"라는 댓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기수역도 아닌 곳에 농어가 적응해서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농어가 장기간 서식하려면 약간의 염분이 필요하다. 양식장이 아직도 운영한다면 거기에서 탈출한 농어가 단기간 저곳에서 머물고 죽거나 양식장에서 해수가 소량 유입되고 있다면 최대 1년정도는 생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황상 계속 농어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해당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완전 담수에서도 장시간 잘 산다. 경기 고삼지에도 방류된 점농어 중 50cm 이상 성장한 것들이 나온다”라는 반박성 댓글이 게재됐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배스가 바다에서 민물로 갈라진 종류가 맞구나. 농어는 맛있는데 배스는 왜 냄새가 나는 것인가. 배스도 농어만큼 맛있었으면 외래종이 아니라 쏘가리급 대우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