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질수록 맛이 오른다, 11월을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한다는 '수산물'
2025-11-0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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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11월 빙어’, 차가운 물속에서 자란 건강한 단백질
첫 서리가 내릴 무렵이면 얼음 밑을 헤엄치는 빙어가 제철을 맞는다. 투명한 몸속에 담긴 단백질과 영양 덕분에 겨울철 건강식으로 손꼽힌다.
빙어는 수온이 낮은 맑은 호수나 강에서 자라는 냉수성 어종으로, 겨울이 되면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우리나라에서는 11월부터 강원도 화천, 인제, 포천 산정호수 등지에서 본격적인 어획이 시작된다. 이 시기의 빙어는 살이 단단하고 지방이 적당히 올라 가장 맛이 좋다. 차가운 물속에서 자란 만큼 비린내가 거의 없고, 한입 크기의 크기 덕분에 통째로 조리할 수 있어 손질도 간편하다. 예로부터 겨울 호수의 깨끗한 기운을 담은 음식으로 여겨졌다.

◆ 작지만 풍부한 단백질과 칼슘
빙어의 크기는 작지만 영양은 결코 작지 않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이 16g 이상으로, 지방은 적고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뼈째 먹을 수 있어 칼슘, 인, 마그네슘 등 무기질 섭취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칼슘 함량이 높아 성장기 어린이나 골다공증 예방이 필요한 중장년층에게 좋다. 오메가3 지방산도 함유돼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단백질과 지방의 균형이 좋아 소화가 잘되며, 다이어트 중 단백질 보충 식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몸을 덜 부담시키는 담백한 맛
빙어는 튀김, 구이, 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지만, 과도한 기름 조리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요리가 좋다. 빙어를 밀가루에 가볍게 묻혀 바삭하게 튀기면 겉은 고소하고 속살은 부드럽다. 레몬즙을 곁들이면 느끼함이 사라지고 단맛이 살아난다. 기름이 부담스럽다면 소금간만 한 뒤 찜통에 올려 쪄내도 좋다. 찐 빙어는 지방이 빠지고 단백질이 응축돼 담백하면서도 진한 맛을 낸다. 맑은 육수에 넣은 빙어국도 겨울철 입맛을 돋운다.
◆ 혈액순환을 돕는 겨울철 단백질
빙어는 몸속 순환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철에 특히 유용하다. 빙어에 포함된 불포화지방산은 혈관을 부드럽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또한 단백질이 근육량을 유지시켜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준다. 겨울철 손발이 차거나 쉽게 피로해지는 사람에게 추천되는 이유다. 단백질이 근육에서 열을 내는 과정을 통해 기초대사를 높이기 때문에, 찬 공기 속에서도 몸의 에너지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영양 균형
빙어는 뼈째 먹는 생선이기에 어린이의 성장 발달과 어르신의 골격 건강 모두에 좋다. 특히 성장기에는 칼슘과 인의 흡수율이 높아 뼈 형성을 돕는다. 중장년층은 단백질 흡수 효율이 떨어지기 쉬운데, 빙어는 소화가 잘되는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어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D가 풍부해 칼슘 흡수를 촉진하고 면역력 강화에도 기여한다. 또한 빙어는 나트륨 함량이 낮아 고혈압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한 수산물이다.
◆ 빙어를 건강하게 즐기는 요령
빙어는 신선도가 생명이다. 투명하고 눈이 맑으며 비늘이 단단히 붙어 있는 것이 신선한 빙어다. 냄새를 맡았을 때 비린내보다는 바다나 강물 냄새가 은은하게 나는 것을 고르면 좋다. 손질은 간단히 물에 헹구기만 해도 되며,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통째로 요리할 수 있다. 냉장 보관 시에는 1~2일 내 섭취하는 것이 좋고, 오래 보관하려면 한 번에 먹을 양만큼 나누어 냉동하는 것이 좋다. 조리 시에는 너무 높은 온도에서 오래 가열하면 살이 부서지므로, 중불에서 짧은 시간 조리하는 것이 가장 맛있다.
◆ 겨울 입맛을 깨우는 소박한 별미
빙어는 화려한 재료가 아니지만, 겨울 식탁의 따뜻함을 더해주는 존재다. 눈 덮인 호수에서 갓 건져 올린 빙어로 만든 튀김이나 전은 가족이 둘러앉아 나누기에 제격이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과식 후에도 속이 부담스럽지 않으며, 맑은 국물 요리로 먹으면 속이 편안하다. 차가운 계절에 맞는 담백한 단백질 식품으로, 겨울철 면역력과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