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될까?” 바나나 껍질 안 쪽 '하얀 실' 정체, 알고 보니…

2025-11-0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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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찌꺼기 아냐

유튜브, WIKITREE

잘 익은 바나나를 껍질째 벗기다 보면, 노란 껍질과 흰 과육 사이에 가늘고 하얀 실이 길게 따라붙는다. 많은 이들이 이를 껍질의 찌꺼기나 불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해 손으로 떼어내지만, 사실 이 작은 실들은 바나나가 완전히 익기까지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온 조직이다.

바나나.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바나나.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우리가 먹는 달콤한 과육이 제대로 성숙하도록 영양분을 운반하는 통로, 바로 식물 내부의 수송기관 ‘플로엠(phloem)’이 그 정체다.

열매를 깎을 때, 껍질과 흰 과육 사이를 따라 길게 붙어 있는 하얀 실들은 단순한 찌꺼기가 아니다. 우리가 흔히 버려버리는 이 가느다란 실들은 식물 내부의 영양 수송 조직인 ‘관다발(vascular bundles)’의 일부로, 열매가 자라는 동안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해 왔다.

식물의 내부에는 두 종류의 주요 수송 조직이 존재한다. 하나는 물과 무기질을 뿌리에서 위로 올려보내는 자일럼(xylem)이고, 다른 하나는 잎에서 광합성 등을 통해 생성된 당류 및 아미노산 같은 유기 영양분을 식물 전체로 운반하는 플로엠(phloem)이다.

확대된 바나나.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확대된 바나나.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바나나의 경우, 이러한 플로엠 조직이 열매 내부에서 남아 ‘실’ 형태로 우리 눈에 드러나게 된다.

이 실들은 과육과 껍질 사이를 따라 길게 뻗어 있으며, 성장기 바나나 열매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수송 통로 역할을 한다. 그 역할은 단순히 구조적 장식이 아니라, 열매가 단맛을 만들고 제대로 성숙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 실들은 바나나의 내부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식물 조직이다.

바나나를 나눠먹는 가족.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바나나를 나눠먹는 가족.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 그래서, 먹어도 될까?

이 조직은 우리가 먹는 데 있어 안전하며 별도의 유해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다양한 건강·영양 관련 매체에서는 이 ‘바나나 실’이 식이섬유 등 유익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껍질과 과육 사이에 존재하는 섬유질 덩어리로서 기능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한 분석에서는 “바나나를 까다 나오는 실이 바로 플로엠 다발이며, 완전히 먹어도 무방하다”는 영양 전문가의 언급이 있다.

물론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 실을 제거하고 바나나를 먹는다. 이는 식감이나 미관상의 이유에서다. 이러한 실이 과육보다 약간 질기거나 덜 부드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품학 측면에서 볼 때, 이 조직이 들어 있다고 해서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식이섬유 섭취를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이 조직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학술논문이나 구체적인 영양 분석이 풍부한 수준으로 공개된 것은 아직 제한적이다.

결론적으로, 바나나 껍질 안쪽의 하얀 실은 버려지는 찌꺼기가 아니라 식물의 영양 수송기관으로서 존재해 온 조직이다. 특별히 제거해야 할 해로운 요소가 아니라는 점이 여러 자료에서 확인된다.

또한 식감 상 거슬릴 수는 있지만, 먹어도 문제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가 알고 나면 선택의 여지가 생긴다. 바나나를 다음에 깔 때 이 작은 실을 마주친다면, 단순히 제거할 대상이 아니라 ‘이제껏 보지 않았던 식물 내부의 수송기관’으로 잠시 눈길을 주어도 좋을 것이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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