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찹쌀떡인데…일본서 대입 ‘합격 기원’으로 먹는 ‘뜻밖의 음식’ 정체

2025-11-08 12:03

add remove print link

시험을 위해 먹는 운명의 음식들
합격 기원 음식으로 피어나는 희망

오는 13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수험생들이 ‘합격’을 기원하며 먹는 특별한 음식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나라마다 문화는 다르지만, 시험을 앞둔 간절한 마음만큼은 하나다.

수능 / 뉴스1
수능 / 뉴스1

아시아 경제에 따르면, 한국의 대표적인 합격 기원 음식은 단연 ‘떡’과 ‘엿’이다. 찰지고 끈끈하게 달라붙는 특성 때문에 ‘시험에도 착 붙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조선왕조실록 영조 시절 기록에는 이미 과거시험장에서 엿가락을 잘라 파는 장수들이 있었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엿과 찹쌀떡이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합격을 상징하는 행운의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최소 조선 시대부터라는 분석이다.

오늘날 수능 시즌에 등장하는 엿과 떡은 전통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훨씬 다양해졌다. 견과류, 초콜릿, 생크림 등 현대적인 재료가 들어간 ‘프리미엄 수능 디저트’가 등장해 수험생의 긴장을 달래고 부모의 정성을 전하는 상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은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합격을 기원한다.

찹쌀떡 / DADANA-Shutterstock.com
찹쌀떡 / DADANA-Shutterstock.com

중국에서는 매년 6월 열리는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를 앞두고 ‘쭝쯔(粽子)’를 먹는다. 찹쌀 속에 고기나 견과류를 넣고 댓잎으로 감싸 찐 전통 떡이다. 원래 단오절 음식이지만, ‘쭝(粽)’의 발음이 ‘중(中)’과 비슷해 ‘시험 문제를 정확히 맞히라’는 의미로 수험생들 사이에서 합격 기원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화살이 과녁의 중심을 꿰뚫듯 목표를 정확히 맞히라는 염원이 담긴 셈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한국과 달리 찹쌀떡보다 돈가스가 더 널리 알려진 ‘합격 기원 음식’이다. ‘이긴다’는 뜻의 일본어 ‘카츠(勝つ)’가 돈가스의 ‘카츠(カツ)’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시험에서 반드시 승리하라는 상징적 의미다. 수험철이 되면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가츠동(돈가스 덮밥)’이나 ‘카츠 샌드’가 불티나게 팔린다. 일본식 찹쌀떡인 ‘모찌(もち)’ 역시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져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의외의 ‘합격 아이템’도 있다. 바로 영국 과자 ‘킷캣(KitKat)’이다. 일본에서는 ‘킷토카츠(きっと勝つ, 분명히 이긴다)’로 발음돼 ‘합격 기원 간식’으로 통한다.

일본식 돈카츠 / gontabunta-Shutterstock.com
일본식 돈카츠 / gontabunta-Shutterstock.com

‘돈가스’와 ‘킷캣’, 한국식 기준으로는 다소 뜻밖의 조합이지만, 일본에서는 시험을 앞둔 수험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합격 기원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이나 일본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은 베트남에도 독특한 합격 기원 음식이 있다. 매년 6~7월 치러지는 고교 졸업 시험(한국의 수능과 유사) 때 수험생 가족들은 붉은색 과일인 ‘걱(Gấc)’으로 지은 찹쌀밥을 준비한다. 걱은 색이 선명한 붉은빛을 띠며, 베트남에서는 이 붉은색을 행운과 번영의 상징으로 본다. 걱 찹쌀밥을 먹으며 자녀의 합격과 성공을 기원하는 풍습이 세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나라마다 음식은 다르지만, ‘합격’을 향한 간절한 마음은 다르지 않다. 한국의 찹쌀떡과 엿, 일본의 돈가스와 킷캣, 중국의 쭝쯔, 베트남의 걱 찹쌀밥 모두 한 해의 미래를 건 도전을 앞둔 수험생을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의 표현이다.

과거 서울도서관 외벽에 수험생 응원을 위한 대형 현수막 / 뉴스1
과거 서울도서관 외벽에 수험생 응원을 위한 대형 현수막 / 뉴스1

한편 올해 수능을 앞두고 국내 주요 그룹들도 임직원 자녀 수험생을 위한 ‘합격 기원 이벤트’를 마련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플라자호텔 베이커리에서 주문 제작한 합격 기원 과자 세트를 4300여 명의 임직원 가족에게 전달하며 격려 편지를 함께 보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발걸음 하나하나가 이미 값진 성과”라며 “수능은 장벽이 아니라 가능성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응원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역시 전 계열사 직원 120명의 수험생 자녀들에게 초콜릿·카라멜 세트와 함께 “그간의 열정이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LG그룹과 SK그룹 역시 커피 쿠폰, 텀블러, 초콜릿 세트 등 맞춤형 선물과 함께 응원 카드를 보내며 ‘합격 기원 릴레이’에 동참하고 있다.

유튜브, play 채널A

곧 다가올 2025학년도 수능. 한국은 여전히 ‘찹쌀떡’과 ‘엿’, 일본은 ‘돈가스’와 ‘킷캣’을 먹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방식은 달라도, 그 안에 담긴 마음만큼은 한결같다. 합격을 향한 간절한 염원, 그것이 국경을 넘어 이어지는 아시아 수험 문화의 공통언어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일시 2025년 11월 13일 (목)

예비 소집 11.12.(수)

시험 실시 11.13.(목)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11.13.(목) ~ 11.17.(월)

답안지 채점 11.14.(금) ~ 12.5.(금)

성적 통지 12.5.(금)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