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돼”…1500억 보석 털린 루브르 박물관의 ‘이 비밀번호’ 충격

2025-11-08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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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부터 보안 취약 경고 돼

지난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한화 약 1500억 원 규모의 왕실 보석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내부 보안 비밀번호가 ‘Louvre(루브르)’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루브르 박물관 자료이미지.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루브르 박물관 자료이미지.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6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영상 시스템 비밀번호는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Louvre’였으며, 방위산업체 탈레스에 위탁한 또 다른 보안 시스템의 비밀번호도 ‘Thales(탈레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은 익명을 요구한 한 루브르 직원이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히면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보안 설비는 아직까지도 마이크로소프트가 10여 년 전 기술 지원을 종료한 윈도2000과 윈도서버2003 운영체제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미 2014년 초부터 루브르에 보안 취약을 경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번호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보안 시스템이 낡아 침입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루브르는 이 같은 경고에 귀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프랑스 감사원이 2018∼2024년 박물관 운영에 대해 감사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루브르는 새로운 작품을 구입하는 데 예산을 과도하게 편성해 왔다. 보안 강화를 위한 예산은 제대로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루브르는 감사 대상 기간 작품 구입에는 1억 500만 유로(약 1500억 원) 이상, 전시 공간 리모델링에는 6350만 유로(약 920억 원)를 쓴 반면, 유지 보수, 안전 기준 충족을 위한 공사에 투입한 비용은 2670만 유로(약 380억 원)에 그쳤다. 화재 대응 기본계획은 2004년 마련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완료되지 않았고, 전시실 내 감시 카메라 설치도 더디다. 루브르 전시관 내 감시카메라 설치 비율은 지난해 기준 39% 정도에 불과했다.

해당 감사 결과는 절도 사건이 발생하기 전 진행된 것이지만, 이번 사건과 맞물리면서 보안 허점 논란이 더 거세지고 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라시다 다티 문화장관은 로랑스 데카르 루브르 박물관장에게 7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회의에서는 새로운 보안 부서 신설과 침입 방지 장치 설치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앞서 4인조로 추정되는 절도범들은 지난달 19일 이른 아침, 루브르 박물관 내 왕실 보석 전시관인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해 7분여 만에 나폴레옹 1세가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 목걸이 등 8800만 유로(약 1500억 원) 상당의 프랑스 왕실 보석 컬렉션 8~9점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감시 카메라가 없는 갤러리 외벽에 사다리를 세운 뒤 유리창을 깨고 내부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절도 용의자는 현재 4명 체포됐지만 도난당한 보석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상태이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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