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 붕괴’ 실종자 수색 난항, ‘포켓 생존’ 기적 기대
2025-11-0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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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인 72시간 얼마 남지 않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이후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한 구조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소방 당국은 72시간의 구조 골든타임이 끝나기 전까지 생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무너진 보일러 타워는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로, 대부분이 철재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다. 철골 구조물 붕괴로 인한 매몰은 콘크리트 건물이나 흙더미에 묻히는 경우와 달리, 내부에 공기층이 형성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매몰자에게 일정한 생존 공간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구조 당국의 판단이다.
사방이 완전히 막히지 않은 철골 구조물의 특성상 공기가 통할 수 있는 작은 공간, 이른바 ‘포켓’이 형성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실종자들이 그 안에 있다면 일정 시간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철재 잔해가 직접 덮쳤을 경우 관통상이나 골절 같은 중상을 입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고 직후 구조대가 현장에서 1시간 20분 만에 구조물에 팔이 낀 채 발견한 김모(44)씨는 당시 소방대원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의식이 명확했다. 그러나 구조 작업은 복잡한 철골 잔해로 인해 지연됐고, 김 씨는 약 14시간을 버틴 끝에 구조 직전 끝내 숨졌다.
철재 구조물은 온도 변화에 따라 빠르게 달아오르거나 식는 특성이 있어, 매몰자들이 체온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사고 다음 날인 7일 울산의 최저기온은 9.5도로 떨어졌으며, 바닷가에 위치한 현장에는 해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훨씬 낮았다.
소방 당국은 5명 1조로 구성된 구조대를 교대로 투입하고 있다. 절단기와 유압 스프레더 등 장비를 이용해 촘촘히 얽힌 철골 구조물 틈을 하나씩 벌리며 매몰자를 찾고 있다. 구조견, 드론, 음향탐지기, 내시경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등 가능한 모든 장비도 동원됐다.
김정식 울산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구조물 내부에 철재 빔이 복잡하게 얽혀 접근이 매우 어렵다”며 “현재 투입된 장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소방대는 밤낮없이 구조 작업을 이어가며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끝까지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