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이보다 맛있는 걸 만날 수 있을까” 전문가도 감탄한 한국 해산물

2025-11-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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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마리에 10만원 넘는 ‘전복의 끝판왕’

둥근전복으로 만든 요리. / '입질의추억TV'
둥근전복으로 만든 요리. / '입질의추억TV'

바다의 보석이라 불리는 전복 가운데서도, 김지민의 손에 들린 전복은 차원이 달랐다 “이건 방송을 안 하면 안 될 크기였다.” 유명 수산물 전문가이자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를 운영하는 김지민이 7일 공개한 영상 ‘이게 왜 전복의 끝판왕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의 첫 장면이다.

테이블 위에 놓인 전복 두 마리는 한눈에도 비범했다. 두 개를 합쳐 약 1.15kg. 한 마리당 500g이 훌쩍 넘는 크기다. 일반 양식 전복의 3, 4배에 이른다. 김지민은 “이 정도 크기의 자연산 전복은 시장에서도 거의 보기 힘들다”며 “3, 4년 전 기준으로도 1kg당 12만~13만 원 정도 했고, 지금은 더 비쌀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가로 거래되는 고급 해산물이라 정확한 금액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10만 원대 초반이면 ‘감사합니다’ 하고 사 먹어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둥근전복. / '입질의추억TV'
둥근전복. / '입질의추억TV'

그가 이번 영상에서 다룬 전복은 일반 참전복이 아닌 ‘둥근전복’이다. 둥근전복은 ‘까막전복’ 혹은 ‘흑전복’이라고도 부른다. 일본에서는 ‘쿠로아와비’라 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양식되는 참전복의 원형격인 이 둥근전복은 전복 양식 산업이 발달하기 전 한반도 남해 연안의 바위 틈에서 흔히 발견되던 야생종이다.

김지민은 “우리나라가 전복 양식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 자연산 전복 중 가장 흔했던 게 둥근전복이었다”며 “참전복은 둥근전복이 찬물에 적응하면서 분화된 변종”이라고 설명했다.

참전복은 수온이 낮은 동해와 남해 북부 해역에, 둥근전복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해 남부와 제주 해역에 서식한다. 이 때문에 일본과 한반도 남부에서 잡히는 둥근전복은 오랜 세월 ‘자연산 전복의 끝판왕’으로 불려왔다.

그는 전복의 생김새와 색상으로 두 종을 구별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참전복은 껍질 빛이 푸르스름하고 매끈한 데 반해 둥근전복은 검고 울퉁불퉁한 패각에 부착생물이 많다. 또한 둥근전복은 껍질이 두껍고 깊게 굴곡이 져 있으며, 살빛이 어두운 편이다.

그는 이어 둥근전복 손질법과 조리법을 세세하게 공개했다. 껍데기에 붙은 부착생물을 제거한 뒤 깨끗이 세척하고 청주, 미림, 진간장으로 밑간해 중탕으로 찐 전복을 술찜으로 완성했다. 또한 회, 버터구이, 직화구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해 시식했다.

전복회를 맛본 김지민은 “익히지 않았는데도 달큰하고 해조류 향이 진하게 퍼진다”며 놀라워했다. 특히 “살이 두꺼운데도 부드럽고, 씹을수록 단맛이 터진다”고 표현했다. 이어 “이 정도면 30만 원 넘는 오마카세에서 한 점 나와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퀄리티”라며 감탄했다.

김지민은 “참전복은 전체적으로 질감이 단단하고 쫄깃한 반면 둥근전복은 날로 먹었을 때 훨씬 부드럽다. 해조류 향과 바다 내음이 강해서 회용으로 최고”라고 설명했다.

김지민은 “비싸니까 맛있다고 스스로 세뇌하는 느낌이 있을 수 있지만 자연산 둥근전복은 그런 심리적 효과를 떠나 확실히 다르다”며 “이건 단순히 크기가 아니라 종 자체의 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복이 비싸서 반감이 생긴다면 가리비나 키조개처럼 비슷한 해산물로 대체할 수도 있지만 전복 특유의 향과 식감은 어떤 재료로도 흉내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상의 마지막에서 그는 “이 전복이 내 기준이 돼 버렸다. 앞으로 이보다 더 맛있는 전복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집에서 쉽게 해먹기 어렵고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이런 전복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바다는 넓고 맛있는 생물은 여전히 많다”고 했다.

'이게 왜 전복의 끝판왕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란 제목으로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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