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성분이 송이버섯 5배... 한국이 무려 20년 만에 개발에 성공한 버섯
2025-11-0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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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글루칸 함량이 현존하는 천연물 중 최고라는 버섯의 정체

한국 연구진이 20년 집념 끝에 개발한 특이한 모양의 버섯이 있다. 썸머퀸 꽃송이버섯이 그것이다. 꽃다발처럼 겹겹이 펼쳐진 독특한 모양의 이 버섯은 원래 숲속 깊은 곳에서 드물게 모습을 드러내던 귀한 버섯이었다. 썸머퀸 꽃송이버섯에 대해 알아봤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꽃송이버섯 신품종 '썸머퀸'이 임업계와 건강식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품종 대비 재배 기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경제성까지 갖춘 이 버섯은 면역력 강화 성분이 풍부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꽃송이버섯은 면역력 강화 물질로 알려진 베타글루칸이 평균적으로 건조된 버섯 중량의 40% 이상 풍부하게 함유된 기능성 임산물이다. 일본식품분석센터에 따르면 꽃송이버섯의 베타글루칸 함량은 건조 자실체 100g당 43.6g이다. 현존하는 천연물 중 가장 많이 함유돼 있다. 이는 영지버섯의 3배 이상, 송이버섯이나 느타리버섯보다 3~5배 많은 수치다.
베타글루칸은 면역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백혈구 생산을 촉진해 면역력을 강화한다. 킬러T세포와 NK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의 발육이나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일반 항생제는 바이러스와 세균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세포도 공격할 수 있지만, 베타글루칸은 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해 바이러스만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생명과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꽃송이버섯 추출물은 대식세포의 TNF-α와 IL-1β 같은 사이토카인의 발현 및 분비를 늘리고, 이 과정에 필수적인 전사인자인 NF-kB를 활성화해 암 성장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생명과학회지 연구에서는 고지방식이로 유도한 비만 흰쥐에게 꽃송이버섯 분말을 12주간 제공한 결과 체중, 식이섭취 및 식이효율, 간 콜레스테롤 함량, 내장지방 무게가 현저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충북대 연구에 따르면 베타글루칸을 2주 동안 먹인 당뇨쥐는 그렇지 않은 실험군보다 혈당 농도가 3542%, 중성지방이 2532%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베타글루칸은 천연 인슐린이라 불릴 만큼 혈당 조절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 및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꽃송이버섯은 갑상선기능저하증, 통풍, 류마티스관절염, 아토피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꽃송이버섯은 마치 꽃다발처럼 겹겹이 말린 잎사귀 모양을 한 버섯으로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숲에 드물게 자생해 귀하게 여겨졌다. 주로 낙엽송, 잣나무 등 침엽수의 뿌리와 그루터기에서 자생하며, 완전히 성장했을 경우 무게가 1kg, 직경이 30cm에 이른다. 백색이나 담황색을 띠며 하얀 꽃이나 산호초처럼 활짝 피어나는 모습에서 꽃송이버섯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생육조건이 까다롭고 자란 후 20일 정도가 지나면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채취 시기를 놓치면 보기 어려웠다. 2000년대 초반에도 이미 재배를 시도했으나 재배 기간이 오래 걸리고 까다로워 사실상 포기된 버섯이었다.
우리나라 임업은 표고버섯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라 수확량이 불안정하고 값싼 수입품까지 밀려들며 소득이 줄어가는 상황이었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희소성이 크고 다른 버섯보다 면역 성분이 많다고 알려진 꽃송이버섯이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05년부터 국내 산림자생 버섯자원을 이용한 인공교배를 통해 무려 20년간의 육성 과정을 거쳐 썸머퀸을 개발했다.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품종보호출원도 완료했다.
'썸머퀸'은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품종에 비해 수확시기가 3주 빠르고, 재배기간이 약 3분의 1 감축돼 3개월 이내에 수확이 가능한 품종이다. 기존 품종과 생산량은 비슷하나 생산기간이 짧아 경제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연구에서 비교 대상인 기존 품종보다 지방 축적이 3배 적게 관찰됐다.
꽃송이버섯은 침엽수 톱밥과 보릿가루, 설탕과 물의 단순한 배합을 통해 재배가 가능하다. 침엽수 톱밥을 활용하기에 그동안 버려지다시피 했던 침엽수의 부산물을 재활용하고 새로운 버섯자원 발굴로 버섯시장에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 재배기술 확립으로 지역 특화작목 및 신소득작목으로 육성하고, 기능성 물질 다량 함유 버섯 보급으로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며, 가공기술 개발로 부가가치 향상 및 신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톱밥 배지를 사용한 인공재배 기술이 발달하면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꽃송이버섯은 가열해도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차로 마시기도 하고 꼬들꼬들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해산물과 비슷해 국, 찌개, 볶음 등 다양한 요리에도 활용된다. 베타글루칸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성분이고 찬물보다는 뜨거운 물에 잘 녹는다. 베타글루칸은 점성이 높기에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이 좋다. 물에 1시간 이상 끓여 먹거나 가루 낸 분말을 뜨거운 물에 타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