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악몽 끝낸다"~전남도, '침수 트라우마'에 2천억 처방

2025-11-10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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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악몽 끝낸다"~전남도, '침수 트라우마'에 2천억 처방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매년 여름, 예측 불가능한 폭우로 신음하던 전남의 상습 침수 지역에 마침내 대규모 '방수(防水)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나주, 담양 등 5개 시군 7개 지구가 정부의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도시의 배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수술할 2,067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 나주시 산포면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 나주시 산포면

####하늘의 분노, 땅에서 막는다

기후변화가 몰고 온 국지성 호우는 더 이상 '이변'이 아닌 '일상'이 되었다. 전라남도는 올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집중 관리 대상 지역 공모에 사활을 걸었다. 그 결과, 신청했던 7곳이 모두 선정되는 100% 성공률을 기록하며,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2천억 원, 물길을 바꾸는 마중물

이번 선정으로 확보된 2,067억 원의 예산은 단순한 복구 작업을 넘어, 도시의 물그릇을 키우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투입된다. 낡고 비좁은 하수관로는 넓히고, 넘치는 빗물을 일시적으로 가두는 저류 시설과 이를 강제로 빼내는 펌프장을 새로 짓는다. 이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폭탄을 도시가 감당할 수 있도록 배수 능력을 극대화하는 핵심 처방이다.

####전문가의 눈으로 찾아낸 '물길의 혈맥'

중점관리지역 지정은 지자체의 신청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정부 선정위원회의 까다로운 현장 실사와 평가를 통과해야만 가능하다. 이번에 선정된 나주 산포, 장성 장성읍 등 7개 지구는 반복되는 침수 피해의 심각성과 개선의 시급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국비 지원 비율이 최대 60%에 달해,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덜며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재난 예방,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겠다

전라남도는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다.

김정섭 전남도 환경산림국장은 "기후 위기 시대에 침수 피해 극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앞으로도 침수 위험이 높은 지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행정이 아닌, 재난을 미리 막는 스마트한 방재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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