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 장흥, 하루 만에 '나의 고향'이 되다

2025-11-10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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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 장흥, 하루 만에 '나의 고향'이 되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새로운 터전에 대한 막연한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장흥으로 이사 온 22명의 '새내기 군민'들이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하루를 선물 받았다.

장흥군이 지난 6일, 갓 전입한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장흥 바로알기 투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낯선 이웃을 따뜻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끌어안는 감동의 환영식이었다.

####역사와 문학, 발길 닿는 곳마다 '장흥의 심장'을 느끼다

이날 투어 버스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장흥의 깊은 속살을 탐험하는 '타임머신'이었다. 참가자들은 안중근 의사의 넋이 깃든 해동사를 찾아 장흥이 품은 굳건한 역사의식을 되새겼고, 천년고찰 보림사의 고즈넉함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이들의 발걸음은 단순한 명소 방문을 넘어, 장흥의 정신과 정체성을 온몸으로 체득하는 여정이었다.

####노벨상 작가의 뿌리를 걷다

이번 투어의 백미는 단연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문학적 고향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그녀의 부친이자 한국 문단의 거목인 한승원 작가의 문학학교를 방문하고, 다도해의 풍광이 펼쳐지는 문학산책로를 함께 거닐었다. 이는 장흥이 단순한 농어촌이 아닌, 세계적인 문학가를 키워낸 풍요로운 문화의 토양임을 실감케 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줄어드는 인구, 늘어나는 '장흥 사람'

2017년부터 시작돼 어느덧 23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 프로그램은 장흥의 인구 정책에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장흥의 가파른 인구 감소세는 최근 눈에 띄게 완화되고 있다. 이는 희망주거비, 전입장려금 등 직접적인 지원과 더불어, 신규 전입자의 마음을 얻는 이러한 감성적인 소통 정책이 시너지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늘부터 우리도 진짜 장흥 군민입니다"

김성 장흥군수는 "이번 투어는 새로운 이웃들이 장흥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며 "낯선 곳에서의 시작을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장흥은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다. 앞으로도 모든 전입자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루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참가자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장흥 사람'이라는 따뜻한 이름이 새겨졌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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