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만 160여명…만취승객 타면 '이것' 뿌려 억대 합의금 뜯은 택시기사

2025-11-10 13:27

add remove print link

동종 범죄로 출소 4개월만에 재범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술 취한 승객이 잠든 사이 가짜 토사물을 뿌려 합의금을 뜯어낸 택시 기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기사는 동일한 범행으로 징역형을 살고 출소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10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공갈, 공갈미수, 무고 혐의로 기소된 A(68·남) 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술 취한 승객이 잠들면 쇠고기 죽과 커피 등을 뒤섞은 가짜 토사물을 차량 내부와 승객 신체 등 곳곳에 뿌린 뒤에 승객을 깨워서 변상금을 요구한 걸로 알려졌다. "택시에서 토사물로 인한 냄새를 빼야 하니 변상해라"는 취지로 겁을 줬다. 죽과 커피 등은 편의점에서 구입했다.

또한 부러진 안경을 뒷좌석 바닥에 떨어뜨린 다음 승객이 자신을 때린 것처럼 속이고 "오바이트 묻은 발로 차여 안경이 부러졌다. 경찰서에 도착하면 바로 구속시키겠다", "운전자를 폭행하면 벌금이 1000만원은 나온다"며 협박했다.

합의 명목으로 한 사람에게 최대 600만원까지 계좌 이체를 강요했으며, 경찰에 허위로 신고까지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A 씨의 범행은 운전자 폭행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관이 직접 승객으로 위장해 탑승하면서 발각됐다. 지난해 1월부터 이런 방식으로 피해자 160여 명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동종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넉 달 만에 똑같은 수법으로 재차 범행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다만, A 씨가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건강 상태와 경제 형편 등에는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택시 승객들은 유사 범죄에 대비한 안전 수칙을 숙지해야 하는 게 좋다.

먼저, 택시 이용 중 이상한 요구나 협박을 받으면 즉시 휴대전화로 녹음하거나 사진·영상으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택시 내부에 가짜 토사물이나 물품을 뿌리는 등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이를 스스로 청소하거나 제거하지 말고 그대로 두고 사진 촬영을 해야 나중에 경찰 조사나 민사 소송에서 유리한 자료가 된다.

또한, 운전자가 합의금이나 계좌 이체를 요구할 때는 절대로 즉시 돈을 송금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건 발생 직후에는 112나 관할 경찰서에 신속하게 연락하고, 가능하다면 탑승한 택시의 차량번호, 운전자 인상착의, 승차 위치와 시간 등 세부 정보를 기록해야 한다.

피해 경험이 있는 승객들은 택시 회사 고객센터에 공식 신고해 민원 기록을 남기는 것도 안전장치가 된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