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에게 특히 많은 ‘빈혈’, 단순 피로로 넘기면 위험하다
2025-11-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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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의 숨겨진 건강 적신호, 빈혈의 위험
당신의 피로, 빈혈의 조용한 경고일까?
국내에서 빈혈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0세 이상 인구 중 빈혈 유병률은 남성 3.3%, 여성 14.8%로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단순히 피로하거나 어지러운 증상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빈혈은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 젊은 여성일수록 빈혈 위험 높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성별 차이가 두드러진다. 19~29세 남성의 빈혈 유병률은 0.2%에 불과했지만, 여성은 10%로 50배 가까이 높았다. 30~39세에서도 남성 1.2%, 여성 18.2%로 격차가 컸다. 40대에서는 남성 1.8%, 여성 21.7%로 여전히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70세 이상에서는 남성 21.1%, 여성 20.2%로 비슷해 고령층에선 성별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

결국 빈혈은 젊은 여성과 노년층 모두에게 경계해야 할 질환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 임신, 출산 등으로 인해 철분 손실이 많고, 다이어트로 영양 불균형이 생기기 쉬워 빈혈 발생률이 높아진다.
◆ 피로와 어지럼증, 빈혈의 첫 신호
빈혈은 혈액 속의 적혈구 수나 헤모글로빈 농도가 정상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적혈구는 온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므로, 부족하면 조직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그 결과 어지러움, 두통, 창백한 피부, 손발 저림, 가슴 두근거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 여성호르몬과 식습관이 빈혈에 미치는 영향
여성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이 호르몬들이 혈액 생성과 철분 대사에 작용하면서 빈혈 위험을 높인다. 여기에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편식이 더해지면 체내 철분 저장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실제로 철분이 부족하면 몸은 충분한 적혈구를 만들지 못한다. 철분 외에도 단백질, 엽산, 비타민 B12 같은 영양소가 함께 부족하면 빈혈이 심해질 수 있다.
◆ 노년층에서도 빈혈은 흔한 질환
빈혈은 여성에게 흔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빈혈 환자가 많다. 이 시기에는 남녀의 차이가 거의 없는데, 이는 노화와 함께 발생하는 만성질환의 영향이 크다.
만성 신부전,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심부전, 간 질환 등은 적혈구 생성에 필요한 호르몬 분비나 영양 대사를 방해해 빈혈을 유발한다. 특히 만성질환으로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위장 흡수 기능이 떨어지면서 철분과 비타민 흡수율이 낮아지기도 한다.

◆ 방치하면 심장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중증 빈혈은 회복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혈액 내 산소 농도가 낮아지면 심장이 과도하게 일을 하게 되고, 부정맥이나 심부전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따라서 원인 모를 피로, 어지러움, 창백한 얼굴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진단은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확인한 뒤 전체혈구계산(CBC)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원인에 따라 철분제나 엽산, 비타민 B12 보충을 하며, 만성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예방 가능
빈혈 예방의 첫걸음은 균형 잡힌 식단이다. 붉은 육류, 달걀, 생선, 두부, 유제품 등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반면 커피, 홍차, 청량음료는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식사 중에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히 피곤하다고 넘기기 쉬운 빈혈은 생각보다 흔하고, 때로는 심각한 신호일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작은 변화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으니, 몸의 작은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건강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