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가장 맛있다는데... 먹는 방법부터 정말 색다른 생선회

2025-11-10 15:54

add remove print link

초장도 간장 와사비도 아니다... '김'으로 싸먹는다는 생선회

삼치 선어로 만든 회. / '마초TV' 유튜브
삼치 선어로 만든 회. / '마초TV' 유튜브

바늘 60여 개를 단 채 배를 달리며 요즘 물이 제대로 오른 물고기를 낚는다. 거문도 앞바다에서 펼쳐진 이색 삼치 조업 현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유튜브 채널 '마초TV'가 9일 거문도에서 트롤링 방식으로 삼치를 잡는 영상을 공개했다. 거문도에선 현재 삼치가 대량으로 잡히고 있다. 예로부터 은갈치와 함께 삼치 어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거문도 앞바다에서 낚은 삼치. / '마초TV' 유튜브
거문도 앞바다에서 낚은 삼치. / '마초TV' 유튜브

이날 동행한 선장은 26톤급 배로 트롤링 조업을 했다. 트롤링은 낚싯대를 배 뒤로 늘어뜨리고 배를 달리며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선장은 60~65개의 바늘을 단 채비를 사용했는데, 바늘 사이사이에 반짝이를 달아 멸치처럼 유인했다.

삼치는 자신보다 빠르게 달리는 물체를 낚아채는 삼치의 특성을 이용해 낚는다.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잡는다.

삼치 조업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끌낚시가 있다. 어선 양쪽에 기다란 대나무를 설치해 대나무 끄트머리에 낚시를 달고 바닷속에 길게 늘어뜨린 뒤 배는 전속으로 달린다. 수면부터 20m 깊이까지 뜬 삼치를 노리는 방법이다. 이날 사용한 트롤링 방식은 끌낚시와 달리 원하는 수심까지 채비를 내려 끌고 다닐 수 있어 조과가 더 좋다.

거문도 앞바다에서 낚은 삼치. / '마초TV' 유튜브
거문도 앞바다에서 낚은 삼치. / '마초TV' 유튜브

배는 34노트(시속 약 63km) 속도로 달렸다. 수심 조정용 추를 이용해 깊이를 조절한다. 아침에는 주로 15m 수심에서 시작했다. 거문도 앞바다의 깊은 곳은 60~70m에 이른다.

채비를 내린 지 얼마 안 돼 첫 입질이 왔다. 무게가 달라진 것을 느낀 선장이 채비를 걷어 올리자 대형 고등어가 올라왔다. "이렇게 큰 고등어는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을 정도로 씨알이 좋았다.

이어 삼치가 연달아 낚였다. 한 번에 여러 마리가 걸려 올라오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한 번에 여섯 마리가 동시에 걸렸다. 조업은 혼자서도 가능했지만 바늘 60여 개를 일일이 확인하며 걷어 올려야 해 손이 많이 갔다.

현장에서는 멸치 떼가 대량으로 관찰됐다. 멸치를 먹으러 고등어가 들어오고, 고등어를 먹으러 삼치가 들어오는 먹이 사슬이 형성된 것이다. 다만 멸치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삼치가 미끼를 물지 않는다.

생삼치는 천하 일미로 꼽힌다. 유명 일식 셰프 김민성은 자신이 경험한 가장 맛있는 생선회로 생삼치회를 꼽은 바 있다. 다만 생삼치회는 선상에서나 맛볼 수 있다.

삼치 선어로 만든 회. / '마초TV' 유튜브
삼치 선어로 만든 회. / '마초TV' 유튜브

숙성된 삼치는 생삼치와 맛이 다르다. 생삼치는 쫄깃한 식감이 있지만 숙성 삼치는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다만 생삼치를 유통하는 곳이 거의 없어 대부분 숙성 삼치로 먹게 된다.

삼치는 뱃속에 기생충이 있기에 내장을 잘 제거해야 한다. 특히 항문 쪽 뱃살이 두껍지 않아 조심스럽게 손질해야 한다. 숙성 삼치는 샤베트 같은 질감을 자랑한다. 회를 뜰 때 칼이 미끄러질 정도로 기름기가 많다.

삼치회는 뜨기 직전 껍질을 벗긴다. 공기와 접촉하면 빨간 부분이 산화돼 갈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등살은 색이 선명했다. 뱃살은 약간 거무스름했지만 기름기가 더 많았다.

맛은 고소하고 달았다. 유튜버 마초는 "지금이 삼치가 제일 맛있을 때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이 되면 선어회(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선한 물고기로 만든 회) 중에서 삼치가 제일 맛있다. 이때는 병어보다도 맛있을 수 있다"고 했다.

삼치회는 다른 생선회와 먹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김에 싸서 묵은지나 겉절이 김치, 양념과 함께 먹는다. 초장이나 간장 와사비를 곁들이면 비린내가 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갓김치와 곁들여도 맛있다. 소설가 한창훈에 따르면 김에 뜨거운 밥술을 얹고 매운 양념을 푹 올려서 삼치회와 함께 싸 먹는 것이 최고라고 한다. 간장 양념장 찍은 삼치회에 마늘, 청양고추를 올려 싸 먹어도 된다.

거문도 삼치는 먹이가 풍부한 어장에서 자라 기름지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크기는 2~3kg 정도가 적당하다. 1kg대는 너무 작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