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맞아 '잭팟' 터졌다…4일 만에 매출 12억 올려 난리 난 뜻밖의 '이곳'
2025-11-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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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먹거리 축제 넘어 김장 문화의 계승과 나눔, 지역 농산물 소비촉진”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김장철, 올해 가장 뜨거운 현장은 다름 아닌 충북 괴산이었다. 괴산군이 주최한 ‘2025 괴산김장축제’가 불과 나흘 만에 12만 3000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총 1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닌 전국 대표 김장 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괴산군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괴산 유기농엑스포광장에서 열린 2025 괴산김장축제는 총 방문객 12만 3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로, 행사 기간 동안 유기농엑스포광장과 인근 도로는 연일 교통 통제 수준의 인파가 몰렸다.
이번 축제는 ‘세상의 모든 김치, 모닥불 Party’를 주제로, 김장을 매개로 세대와 지역, 도시와 농촌이 함께 어우러지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축제 운영본부에 따르면 현장 판매, 체험 프로그램, 로컬푸드 직거래장터, 먹거리존 등을 합산한 총 매출은 12억 원을 넘어섰다. 괴산군에 따르면 지역 농가와 상인, 숙박업계, 음식점 등 전 분야에서 체감 효과가 컸다.
‘김장 원스톱 체험’부터 ‘드라이브스루’까지…행사 다채로웠다
가장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단연 ‘원스톱 김장담그기’였다. 참가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절임배추, 양념, 용기, 포장까지 한 번에 제공받아 직접 김치를 담글 수 있었다. 올해는 일반 791팀, 친환경 210팀 등 총 1001팀이 참가했으며, 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김치를 담가가는 ‘드라이브스루 김장체험’도 눈길을 끌었다. 차량 트렁크에 김장 재료와 완성 김치를 싣는 시스템으로, 지난해보다 1.5배 늘어난 참가율을 기록했다.
현장 김장체험존에서는 매일 김치 양념 향이 진동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참가해 김치 버무리기 체험, 전통 항아리 담기, 김치 나눔 행사 등을 즐겼다.
외국인·어린이·청소년·장애인까지…세대 맞춤형 체험 프로그램
올해 행사는 기존보다 프로그램 구성이 한층 다양해졌다. 행사 기간을 기존 3일에서 4일로 늘리고, 대상별 맞춤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6일은 장애인 체험의 날, 7일은 외국인 체험의 날, 8일은 어린이, 9일은 청소년이 참여하는 김장체험이 각각 열렸다.
특히 외국인 체험 프로그램에는 괴산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족과 유학생 200여 명이 참가해 직접 김치를 담그며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장애인을 위해서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전용 통로와 ‘휠셰어(WheelShare)’ 서비스가 운영돼 이동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김치 고수들 총출동” 전국 김장경연대회 열기 후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8일 열린 ‘대한민국 김장경연대회’였다. 전국에서 예선을 통과한 김치 명인 12개 팀이 괴산 절임배추와 청결고추를 주재료로 김치의 맛과 기술을 겨뤘다. 양념 비율, 절임 시간, 감칠맛, 색감 등을 평가한 결과, 서연희 씨가 대상을 차지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 원을 받았다.
송인헌 괴산군수는 "이번 대회를 통해 괴산 절임 배추와 청결 고추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며 "김장 문화를 계승하고 지역 농산물을 전국에 알리는 축제로 발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불꽃놀이·콘서트·랜덤댄스까지…김장축제, 문화축제로 확장
괴산김장축제는 단순히 김치를 담그는 행사를 넘어 문화형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올해는 명인 이하연 씨가 진행한 ‘명인의 김장간’, ‘괴산 김장난로회’, ‘배추김치의 변천사 전시관’, ‘랜덤댄스 이벤트’, ‘불꽃놀이’ 등 오감 체험형 콘텐츠가 새롭게 추가됐다.

또한 현장에는 ‘K-김치마켓’이 마련돼 괴산 절임배추, 청결고추, 마늘, 새우젓 등 김장 재료와 지역 농산물을 직접 구입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만 상당한 판매 실적이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먹고 즐기고 배우는 축제”…관람객 만족도 높았다
송 군수는 "2025 괴산김장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김장 문화의 계승과 나눔, 지역 농산물 소비촉진이라는 의미를 함께 담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괴산군은 이번 축제의 여운을 이어가기 위해 11월 한 달간 지역 9개 마을 15곳에서 마을김장체험장을 운영한다. 농촌체험형 관광 프로그램과 연계해 김장 문화를 배우고, 지역 농산물을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괴산김장축제는 더 이상 지방 축제가 아니다. 전통과 현대, 세대와 세대를 잇는 소통의 장으로 진화했다. 김치를 담그는 행위가 한 세대의 노동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단 4일 만에 매출 12억원 가량을 올린 괴산. 이제 김장의 계절이 오면, 사람들은 김치 냄새 대신 ‘괴산’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