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에 최소 6만원, 그런데 쉼없이 올라온다... '매운탕 1위'라는 생선
2025-11-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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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회로 먹기엔 아깝다는 말을 듣는 생선의 정체

북방한계선(NLL) 바로 아래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바다. 그곳에서 우럭이 마구 올라왔다.
유튜브 채널 '리얼깽TV'가 9일 '최북단 민통선!! 우리나라 최고 인기 어종 개락이다 개락!!!'이란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강원 고성군 대진항에서 출항해 저도 어장에서 우럭을 낚아 시식하는 과정을 담았다. 저도 어장은 레저 낚시가 금지된 곳이다. 조업 형태로만 들어갈 수 있다.
대진항 전망대가 보이는 곳에서 낚싯배에 올랐다. 저도 어장은 NLL 바로 아래에 있다. 배들이 정박한 곳이 한계선이고, 그 너머는 NLL 수역이다. "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 최북단 저도 어장"이라는 설명처럼 군사적 통제선과 가까운 특수 어장이다.
대진항에서 저도까지 약 15분이 걸린다. 새벽에 출항한 배는 전속력으로 포인트를 향했다. 저도 어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이미 수많은 배가 조업 중이었다. 멀리 보이는 불빛이 모두 배일 정도로 많은 낚싯배가 나와 있었다.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입질이 터졌다. 낚싯대를 내리는 순간부터 우럭이 걸려 올라왔다. "바로 물었다"며 연신 우럭을 끌어올렸다. 해가 뜨기도 전인데 손맛이 이어졌다.

포인트 수심은 약 20m였다. 채비가 바닥을 찍자마자 입질이 들어왔다. 한 낚시꾼은 배에 오르자마자 대형 우럭을 낚아 올렸다. "물이 좋다"며 계속해서 우럭을 낚았다. "해도 안 떴는데 뭐 이렇게 잘 나오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인공어초 포인트에서는 더욱 활발한 입질이 이어졌다. 사이즈도 좋은 편이었다. 배가 조류에 밀려 안쪽으로 들어가는 와중에도 입질은 멈추지 않았다.
목표는 50cm 이상 대물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40cm 전후의 개체들이 주로 낚였다. 그럼에도 손맛은 충분했다. "힘이 장난 아니다"며 우럭을 끌어올렸다. 일부는 교통사고(?)라도 당한 것처럼 아가미 쪽이 걸려서 올라오기도 했다.
채비를 바꾸자 더 큰 우럭이 올라왔다. 한 낚시꾼이 대형 우럭을 끌어올리자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우럭 눈이 사람 눈알만 했다. "사이즈 미쳤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잡은 우럭 중 가장 큰 개체는 50cm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오전 10시쯤 조업을 마치고 대진항으로 돌아왔다. 마릿수는 풍성했지만 대물 사이즈는 다소 아쉬웠다. 그래도 세 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상당한 양을 낚아 올렸다. "한 30마리는 됐다"며 조과를 정리했다.

우럭엔 개우럭이라고 부르는 조피볼락과 참우럭이라고 부르는 띠볼락이 있다. 띠볼락은 살이 단단하고 기름기가 많으며 씹는 맛이 좋다. 과거에는 조피볼락을 주로 먹었지만 최근 참우럭이 많이 생기면서 띠볼락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한다.
잡은 우럭은 튀김과 매운탕으로 요리했다. 우럭 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웠다. "프라이드치킨보다 겉이 바삭하다", "치킨보다 맛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기름을 많이 사용해 수분을 잡는 것이 비결이다.
회가 아닌 탕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우럭은 대표적인 흰살생선이다. 비린내가 적고 살의 단맛이 뚜렷한 어종이다. 회로 먹어도 맛있지만 열을 가했을 때 감칠맛이 더욱 깊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회로 먹기엔 아깝고 국으로 끓이면 진짜 제맛이 난다는 말이 나왔다.매운탕을 끓이자 기름이 자작하게 떠올랐다. "유조선이 암초에 부딪혔을 때처럼 기름이 쏟아졌다"고 표현할 정도로 고소한 기름이 국물에 가득했다. "유조선 매운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국물에는 우럭 특유의 깊은 감칠맛과 단맛이 섞였다. 농도도 진했다. "진짜 맛있다"며 연신 국물을 떴다.
우럭은 광어나 도미와 견줘 회 맛은 다소 약하지만 국물 요리에서는 비교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민들 사이에선 돌돔이나 민어 정도는 돼야 우럭 국물과 견줄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우럭은 살이 달고 비린내가 적은 흰살생선이다. 회부터 국, 튀김, 찜, 구이까지 다양하게 요리된다. 어떤 방식으로 요리해도 맛이 일품인 생선이다. 살이 단단해 요리 형태가 다양하고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럭의 장점이다.
우럭은 1980년대 초 국내에서 가장 먼저 본격적으로 양식이 시작된 어종이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사료 효율이 높으며, 무엇보다 맛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저도 어장은 북한에서 우럭이 계속 내려오기에 씨알 좋은 우럭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잡아내면 또 북한에서 내려오고 잡아내면 또 내려온다"며 천혜의 어장임이 강조됐다. NLL에서 계속 내려오기 때문에 자원이 고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대물 우럭은 경매가로 한 마리에 6만~7만 원, 동해 쪽에서는 8만~9만 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큰 우럭 세 마리면 20만 원어치가 된다. 이날 함께 조업에 나선 한 낚시꾼은 약 30만 원어치의 우럭을 낚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