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선 “유방암에 완쾌란 단어 없다”… 그 말의 진짜 의미
2025-11-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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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이 말한 유방암의 현실, 왜 완전히 낫기 어려운가
배우 박미선이 오랜만에 방송에 복귀하며 유방암 투병 근황을 전했다.
최근 공개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예고 영상에서 그는 짧은 머리로 등장해 “체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유방암은 완쾌라는 단어를 쓸 수 없는 병”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의 한마디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 “살려고 하는 치료인데 죽을 것 같더라”
박미선은 항암치료 중 폐렴으로 2주간 입원했던 일화를 털어놨다. “항생제를 다 맞았는데 얼굴이 붓고 원인도 몰랐다. 살려고 하는 치료인데 정말 죽을 것 같더라”며 당시의 고통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겨울에 아팠던 것도, 한여름에 시원한 곳에서 치료받은 것도 감사했다. 그런 마음이 더 많이 생기니까 치료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말했다. 아픔 속에서도 감사와 긍정으로 버텨온 그의 태도는 많은 환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줬다.

◆ 유방암은 왜 ‘완쾌’라는 말을 쓰지 않을까
유방암은 초기 발견 시 치료 성공률이 높지만, “완쾌”라는 표현을 쉽게 쓰지 않는 병이다. 그 이유는 재발 가능성과 장기적인 후유증 때문이다. 유방암 세포는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거친 뒤에도 미세하게 남아 있을 수 있다. 이 세포들이 몇 년 혹은 10년이 지나 다시 활성화되면 재발이 일어난다.
특히 유방암은 뼈, 간, 폐, 뇌 등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의료계에서는 보통 치료가 끝난 뒤 5년 이상 재발이 없을 때 ‘완치’ 대신 ‘관해(remission)’라는 표현을 쓴다. 이 기간에도 정기검진과 호르몬 치료, 약물 복용을 이어가야 하며, 체력과 면역력 관리가 중요하다.
◆ 치료가 끝나도 계속되는 싸움
유방암 환자에게 치료는 단순히 수술로 끝나지 않는다. 항암제, 방사선, 호르몬 요법 등 복합적인 치료 과정이 이어지며,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피로감, 구토, 면역력 저하, 탈모, 감염 위험 등이 환자의 일상에 깊이 영향을 미친다.
또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경우, 재발을 막기 위해 5년 이상 호르몬 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 약물은 갱년기 증상, 관절통, 우울감 등을 유발해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한다.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이제 끝났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 유방암 생존자의 ‘보이지 않는 시간’
치료 후에도 유방암 생존자들은 끊임없이 건강 불안과 싸운다. 정기 검진에서 작은 이상 소견이 나올 때마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따라온다. 또한 항암 후유증으로 인한 피로, 면역력 저하,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일상 복귀에도 시간이 걸린다. 이런 이유로 의료진은 “유방암은 치료가 아닌 관리의 병”이라고 말한다.
◆ 마음의 회복 또한 중요하다
박미선처럼 “아픔 속에서도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암 치료 과정에서 심리적 회복은 신체 회복만큼 중요하다. 긍정적인 정서와 주변의 지지가 면역력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치료가 끝난 뒤에도 심리상담, 명상, 요가, 가벼운 운동 등으로 마음을 돌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 박미선이 전한 메시지
박미선은 “너무 많은 분이 걱정해주고 사랑해줬다. 아파보니 진짜 사랑을 많이 받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완치가 아닌 ‘회복 중’이지만, 투병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됐다고 전했다.
유방암은 여전히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다. 하지만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 그리고 환자 본인의 긍정적인 의지가 생존율을 높인다. 박미선의 이야기는 단순한 복귀 소식이 아니라, 유방암이 얼마나 길고도 복합적인 병인지를 보여주는 진솔한 고백이다.
치료가 끝나도 완쾌라는 단어를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유, 그것은 유방암이 끝이 아니라 ‘지속적인 삶의 관리’가 필요한 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