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의 전쟁", 보성 할머니들이 대한민국을 평정했다
2025-11-11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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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와의 전쟁", 보성 할머니들이 대한민국을 평정했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심장부인 국회에서, 보성의 평범한 주민들이 일궈낸 '가장 깨끗한 반란'이 전국 최고의 정책으로 등극하는 파란이 일어났다.
보성군은 지난 7일, 주민 주도의 마을 청결 운동 '클린600' 프로젝트로 '2025 참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의 최고 영예인 대상(大賞)을 거머쥐며, 행정이 아닌 주민의 힘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증명했다.
####"내 집 앞부터"…작은 외침, 거대한 기적을 낳다
'클린600'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내 집 앞, 우리 마을부터 깨끗하게 만들자"는 소박하지만 강력한 외침이었다. 보성군 600개 마을 주민들은 스스로 빗자루와 집게를 들고 나섰다. 행정은 이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헛되지 않도록, 쓰레기 수거와 처리를 책임지는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했다. 주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뒷받침하는 완벽한 파트너십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마을의 풍경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바꾸다
결과는 놀라웠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쓰레기 불법 투기와 소각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재활용 분리배출은 이제 잔소리가 필요 없는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났다. 함께 땀 흘리며 마을을 가꾸는 과정에서 잊혔던 이웃의 정이 되살아났고, "누가 해주겠지"라는 수동적인 생각은 "우리가 해야 한다"는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클린600'은 마을의 풍경을 넘어, 주민들의 마음과 관계를 바꾸는 기적을 만들었다.
####국회가 인정한 '진짜 자치'의 힘
이번 정책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지속가능성'과 '확산 가능성'이었다. '클린600'은 예산만 쏟아붓는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주민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까지 하는 완벽한 자치 모델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는 관 주도의 행정에서 벗어나, 주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진짜 지방자치'의 가장 성공적인 교과서로 인정받은 것이다.
####청소를 넘어, 보성의 미래를 그리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이 상의 진짜 주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려주신 600개 마을의 주민들"이라며 모든 공을 군민에게 돌렸다. 보성군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환경 분야에서 증명된 '주민주도형' 성공 모델을 복지, 문화, 교육 등 군정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 마을의 작은 빗자루질에서 시작된 보성의 위대한 실험이, 이제 대한민국 전체를 바꾸는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