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박구용 교수, 제16회 운제철학상 수상

2025-11-11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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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자유의 폭력’통해 공통체적 윤리 성찰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대학교 박구용 철학과 교수가 저서 ‘자유의 폭력’(문학과지성사, 2024) 으로 제16회 운제철학상을 수상했다.

전남대학교는 지난 8일 경북대학교 우당교육관에서 열린 ‘2025년 대한철학회 가을 학술대회’에서 박구용 철학과 교수가 제16회 운제철학상을 수상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학술대회는 대한철학회와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했으며, 주제는 “비인간(Non-Human) 전회와 새로운 사유의 지평: 인간 이후, 인간 너머의 철학은 가능한가?”였다.

운제철학상은 운제(雲齊) 백승균 교수의 철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제정된 상으로, 최근 5년 이내에 탁월한 철학 저서를 발간한 대한철학회 회원에게 매년 가을 수여된다.

수상자는 매년 1명을 원칙으로 하며, 공동 저술의 경우 제1저자가 수상자로 선정된다. 또한 운제철학상은 평생 1회만 수상할 수 있다.

심사위원회는 “‘자유의 폭력’은 자유를 긍정하는 사람들이 결코 말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드러내고, 철학적 언어로 사회적 약자와 공동체를 바라보는 시선을 되살린 작품”이라며 “서구 근대 자유주의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한국 사회의 조건에서 ‘자유의 최대화와 폭력의 최소화’를 실천적 과제로 제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세계주의와 우리주의 속에 은폐된 경제·도덕 제국주의의 위험성을 짚고, 사회비판의 규범적 척도로서 ‘의사소통적 자유’와 ‘상호주관적 소통’의 정당화 가능성을 탐색한 점도 철학적 완성도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자유의 폭력’은 2017년 한국연구재단 인문저술지원사업의 결과물로, 자유 개념의 철학적 기원을 재구성하고 폭력과 자유의 공진화 관계를 분석한 연구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세계주의와 우리주의의 도덕적 화해 상태에서 자유가 폭력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논증하며, 사회비판의 기준으로 ‘의사소통적 자유’ 개념을 탐구한다.

제2부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홉스·로크·밀에 이르는 자유 이념사의 변천을 재구성하며,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가 지나치게 축소된 현실을 비판한다.

제3부에서는 다원화와 세계화의 정점에서 폭력을 최소화하면서 자유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제4부는 인권·복지·자치의 철학적 정당화를 다루며, 사회복지를 민주적 법치국가의 권리로 재규정하기 위한 법철학적 해석을 시도한다.

박 교수는 책에서 “역사는 야만적 폭력에서 문화적 자유로 일직선적으로 발전하지 않았다”며, “자유의 제도와 담론이 확장될수록 폭력의 수단과 기구도 함께 정교해졌다”고 진단한다. 그는 ‘타자의 인정이 수반되지 않는 자유는 폭력적이며, 타인의 자유를 무시하는 인정질서는 폭력의 정당화 체계일 뿐’이라는 통찰로, ‘폭력을 키우지 않는 자유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법철학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프레히틀(P. Prechtl) 교수의 지도로 「자유, 인정, 그리고 담론」(2001)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논문에서는 칸트와 헤겔의 법철학이 가진 강점과 약점을 하버마스의 법철학이 어떻게 계승·극복하는지를 비판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귀국 후 독일 이상주의와 비판이론의 전통 위에서 한국 사회의 법·제도·역사·교육·문화·예술 속에 숨어 있는 이데올로기를 비판하고 대안적 질서를 모색하는 실천철학 연구를 지속해왔다.

대표 저서로는 『우리 안의 타자』, 『부정의 역사철학』, 『자유의 폭력』 등이 있으며, 2016년 ‘민립 대안대학’인 시민자유대학 설립을 주도해 초대 이사장을 맡았고,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장을 역임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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