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물기·끼어들기 지옥...운전자들 피 말리던 구간이 달라진다

2025-11-1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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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정체·불편지점 9곳 개선

서울시가 막힌 도심 교통 흐름을 풀고 시민 안전까지 강화하기 위한 ‘도로교통 소통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출근길, 신호 한 번에 못 빠져나가 꼼짝없이 멈춰선 차 안에서 한숨을 쉰 적 누구나 있을 것이다. 앞차는 교차로를 빠져나갔는데 내 차는 꼬리물기 차량에 걸려 신호를 허비하기도 한다. 여기에 좌회전 차로가 좁아 대기 차량이 길게 늘어서면 직진 차선까지 막히고 끼어드는 얌체 운전까지 더해지면 도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그사이 뒤쪽에서는 경적이 이어지고 신호가 바뀌자마자 앞뒤로 엇갈리는 차들 속에서 또다시 정체가 반복된다. 매일 겪는 이 답답한 장면이 도시의 일상처럼 굳어졌지만 이제 서울시가 이런 고질적인 ‘교통 체증의 사슬’을 끊기 위한 실질적인 처방에 나섰다.

꼬리물기 차량.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꼬리물기 차량.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교통정체와 불편이 반복된 시내 9곳을 대상으로 정체 개선, 안전 확보, 교통체계 정비를 병행하는 도로교통 소통개선 사업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대규모 예산이 드는 도로 신설이나 확장 대신 차로 운영을 바꾸고 신호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적은 비용으로 교통 효율과 시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려는 취지다.

시는 매년 교통량 변화와 시민 불편을 종합 분석해 개선이 시급한 지점을 선정해왔고 올해는 특히 신도시 개발로 교통량이 급증한 서울 외곽 지역과 출퇴근 병목 구간을 중심으로 개선에 나선다.

개선 대상지는 총 9곳이다. 이번 사업에는 가양대로,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교차로, 중앙대병원입구 교차로, 중계역 교차로, 서빙고동주민센터 교차로 등 교통 정체와 안전 문제가 반복된 구간이 포함됐다. 시는 이중정지선 삭제, 철도건널목 주변 정비 등 불합리한 교통체계 개선을 비롯해 좌회전 차로 추가 확보, 대기차로 연장 등 실질적인 정체 해소 대책을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양대로 구간(월드컵파크7단지 교차로~DMC첨단산업센터 교차로)이다. 고양 향동지구와 덕은지구 입주로 교통량이 크게 늘어난 곳으로 시는 좌회전 차로를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리고 대기차로 길이도 50m에서 130m로 연장한다. 이를 통해 교차로 꼬리물기와 상습 정체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교차로와 동작구 중앙대병원입구 교차로 역시 평소 좌회전 차량이 직진차로를 점유해 정체가 심했던 구간이다. 시는 이들 교차로의 좌회전 대기차로를 연장해 흐름을 원활하게 바꾼다.

특히 위례성대로 구간은 하남감일지구 등 외곽 지역 차량이 몰리며 좌회전 대기행렬이 길게 늘어서는 곳으로 개선이 완료되면 교통 흐름이 한결 매끄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노원구 중계역 교차로와 용산구 서빙고동주민센터 교차로는 교통안전 확보를 위한 도로 구조 개선이 병행된다. 특히 중계역 교차로는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이중정지선 민원 구간’으로 꼽혀왔다. 7호선 출입구 인근에 횡단보도가 교차로에서 약 30m 떨어져 있어, 교차로 앞뒤로 정지선이 두 줄로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앞 신호와 뒤 신호가 동시에 보이는 구조라 어느 지점에서 멈춰야 할지 혼란스럽고, 자칫 잘못 멈추면 신호위반으로 신고되기 십상이었다.

보행자에게도 상황은 불편했다. 횡단보도가 교차로와 떨어져 있다 보니 신호에 맞춰 멈춘 차량이 보도 앞까지 진입해 서 있는 경우가 잦았다. 보행 신호가 켜져도 차량이 횡단보도 일부를 점유하고 있어 사람들은 차를 피해 비켜 건너야 했다. 차량과 사람의 동선이 뒤섞이면서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고 교차로 전체 체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서울시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교차로 방향으로 약 25m 옮기고 정지선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동시에 모퉁이 보도를 넓혀 보행자 대기 공간을 확보하고 차량이 회전하거나 진입할 때의 동선도 명확히 했다. 정지선 하나의 조정이지만 운전자 혼란을 줄이고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체증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선 위반 차량.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정지선 위반 차량.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서울시는 이번 개선 대상 9곳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시내 전반의 교통체계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에 앞서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도로 여건을 면밀히 검토했으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적인 도로 흐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향후에도 추가 개선이 필요한 구간을 발굴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상신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도로교통 소통 개선은 단순히 교통 정체를 완화하는 것을 넘어 시민 안전과도 직결되는 만큼 구간별 맞춤형 개선을 통해 시민이 체감하는 현장 중심의 도로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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