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부터 노출신…초호화 캐스팅에도 첫방 시청률 1%대 찍은 '한국 드라마'

2025-11-1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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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부터 현실적인 부부 생활로 눈길 끈 TV조선 드라마

김희선, 한혜진, 진서연이 주연을 맡은 TV조선 월화드라마 '다음생은 없으니까'가 화려한 캐스팅과 과감한 노출신에도 불구하고 첫 회 시청률 1%대를 기록했다.

드라마 '다음생은 없으니까' 1회 장면 / TV조선
드라마 '다음생은 없으니까' 1회 장면 / TV조선

11일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전날 첫 방송된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1부 1.5%, 2부 1.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초반부터 현실적인 부부 생활과 노출 장면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혜진이 맡은 아트센터 기획실장 구주영은 난임으로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로, 배란일에 맞춰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남편을 기다렸다. 하지만 무성욕자 남편 오상민(장인섭)은 한정판 피규어 구매에 빠져 무려 3시간이나 늦게 귀가했다.

뒤늦게 도착한 남편이 "3시간이나 지났지만 우리 난자는 괜찮을 거야. 지금 가자. 지금 가면 되지"라며 동침을 시도했지만 결국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남편은 "요새 내가 스트레스가 많은가 봐. 집중이 잘 안되네"라고 변명했지만, 구주영은 협조하지 않는 남편에게 깊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구주영(한혜진) / TV조선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구주영(한혜진) / TV조선

김희선은 과거 분당 4000만 원 매출을 올리던 홈쇼핑 쇼호스트에서 현재는 두 아들을 키우는 경력단절 엄마 조나정으로 등장했다. 6년 만에 친구들을 만난 생일날, 아이들 돌봄으로 진이 빠진 데다 아들이 전 직장 동료와 부딪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상무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굴욕을 겪었다. 결국 "애들 데리고 외출한 내가 무모했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이날 방송에서 조나정은 아이 문제로 친구 구주영과 충돌했다. 구주영이 "애 낳지 마. 무자식이 상팔자란 말 못 들어봤냐?"라고 농담하자 "아기 가져볼까 하는 사람에게 낳지 말라는 게 나 힘들까봐?"라고 따져 물어 긴장감이 흘렀다.

경력단절 여성 조나정 역을 맡은 김희선 / TV조선
경력단절 여성 조나정 역을 맡은 김희선 / TV조선

진서연이 연기한 잡지사 부편집장 이일리는 'N라이프' 매거진의 '일침 언니의 일리있는 상담' 코너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인물이다. 상담 신청자들에게는 예리하고 명확한 조언을 제시하지만, 정작 연하 남자친구 엄종도(문유강)와의 관계에서는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엄종도가 자신을 지갑으로 여기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아까부터 무슨 잔소리를 아줌마처럼 해?"라는 말에 당황하며 쇼핑을 지원하는 등 애착을 드러냈다.

그날 저녁 세 친구는 단체 채팅방에서 진심을 나눴다. 조나정은 "오늘 내가 망쳤어"라며 미안함을 전했고, 구주영은 "내가 괜히 꼬여서 쓸데없이 날 세웠어. 사실은 나 아기 갖는 것 때문에…"라고 사과했다. 조나정은 "나 일하고 싶어 죽을 것 같아"라며 경단녀 탈출 염원을 밝혔고 친구들은 따뜻한 응원을 보냈다.

이후 조나정은 전세 계약 과정에서 새 집주인이 학창 시절 라이벌이었던 양미숙(한지혜)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라이브 커머스로 성공한 모바일 쇼호스트 양미숙의 도발에 조나정은 "일하기로 했거든. 스위트 홈쇼핑"이라는 허세 섞인 폭탄 발언을 던지며 1회가 마무리됐다.

극중 앙숙 관계를 연기하는 김희선과 한지혜 / TV조선
극중 앙숙 관계를 연기하는 김희선과 한지혜 / TV조선

김희선은 화려했던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웨이브 파마 머리와 헐렁한 티셔츠, 짝짝이 운동화로 경단녀의 현실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웃음과 눈물, 상처받은 자존심 등 복합적인 감정을 밀도 있는 연기로 표현해냈다.

한혜진은 성공한 전문직 여성의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 숨겨진 외로움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진서연은 타인의 연애 문제에는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발휘하면서도 본인의 연애에서는 불안해하는 모순된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신이원 작가는 각각 다른 현실 문제를 안고 있는 41세 세 친구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완성했다. 경력 공백을 극복하려는 조나정, 완벽한 삶을 살지만 난임으로 고민하는 구주영, 결혼과 연애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는 이일리의 모습을 통해 현대 여성들의 삶을 하이퍼리얼리즘으로 구현했다. 김정민 감독은 세 인물의 미세한 감정 변화까지 포착하는 감각적인 연출로 현실을 그대로 옮긴 듯한 장면들을 정밀하게 완성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다음생은 없으니까' 출연진들 / 뉴스1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다음생은 없으니까' 출연진들 / 뉴스1

앞서 지난 1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선, 한혜진, 진서연은 화기애애한 촬영 분위기를 전했다. 한혜진은 "여배우 셋이 모여서 너무 좋았다. 수다 떨다가 촬영에 들어갔다"며 "김희선 언니는 호탕하고 리더십이 많다. 진서연 씨는 정이 되게 많다"고 했다.

김희선은 "막내 서연이가 단톡방을 만들어줬고 건강을 책임졌다. 혜진이는 차분해서 제가 급하게 허둥지둥할 때 중심을 잘 잡아줬다. 작품 외에 제일 큰 재산을 얻었다"고 말했다.

진서연은 "여배우들이 모이면 사실 '케미가 안 맞으면 어쩌나' 이런 걱정이 든다. 그런데 언니들이 워낙 털털하고, 또 예쁜 사람들은 자기가 예쁜 걸 알아서 질투를 아예 안 한다. 저도 제 얼굴 좋아하고 이분들도 각자 본인 얼굴을 좋아해서 저희는 문제가 전혀 없었다. 촬영장이 너무 즐거웠고 편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희선은 젊은 세대에게 어떤 호소력을 가질지에 대해 "예습 같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경력 단절 문제, 아이 문제, 골드미스이지만 일과 사랑을 잡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혜진은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서로 무뎌지기도 하고 이기적인 요구를 앞세울 수 있다.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이렇게 결혼 생활이 아름답게 다져질 수 있겠구나 싶었다"며 "이 드라마를 통해 나 스스로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생은 없으니까' 주연 배우 진서연과 김희선 / TV조선
'다음생은 없으니까' 주연 배우 진서연과 김희선 / TV조선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TV조선에서 방송되며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비슷한 시간대 tvN에서는 이정재, 임지연 주연의 '얄미운 사랑'이 편성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선은 경쟁작을 언급하는 질문에 "우리 드라마 시청률이 5%가 넘으면 주연 배우 여섯 명이 프리허그하고 커피차를 쏘겠다"며 "얄미운 뭐요? 거기 두 분(이정재·임지연)의 멜로를 보면 공감하시냐"라고 귀여운 견제구를 던져 웃음을 유발했다.

배우들의 열연과 작가의 필력, 감독의 연출이 조화를 이룬 '다음생은 없으니까'가 다음 회차에서 시청률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음생은 없으니까' 2회는 11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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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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