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배추 절일 때 소금에 '이것' 살짝만 넣어보세요…1년 내내 아삭아삭해요

2025-11-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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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한 김장김치를 위한 놀라운 원리?!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됐다. 올해도 배추를 사 들고 절이기부터 나서는 이들이 많다. 김장김치 성패는 절임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추가 너무 물러지거나 짜게 절여지면 아무리 좋은 양념을 써도 식감이 떨어진다. 그런데 최근 유튜브, 커뮤니티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배추 절일 때 식초와 설탕을 조금 넣으면 끝까지 아삭하다'는 비법이 퍼지고 있다. 단순한 민간요법처럼 들리지만, 이 방법에는 실제 과학적 근거가 숨어 있다.

'김장 김치 아삭하게 만드는 비법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김장 김치 아삭하게 만드는 비법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아래 영상을 재생해 '읽어주는 뉴-우스'를 경험해 보세요. 복잡하고 긴 기사 글, 이제 편하게 귀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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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WIKITREE 위키트리

소금만 너무 많이 넣으면 삼투압 폭주?!

김장 절임의 기본은 소금이다. 하지만 소금만 과하게 넣을 경우 배추가 쉽게 물컹해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는 과도한 삼투압 작용으로 세포 속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배추 잎은 수분이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고농도의 소금물에 닿으면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내부 수분이 빠르게 빠져나가는데, 이를 삼투현상이라 한다. 이때 배추의 세포가 과도하게 수축하면 조직이 연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물컹한 식감이 된다.

그렇다면 여기에 '식초'와 '설탕'을 소량 넣으면 왜 아삭함이 유지될까. 먼저 식초는 약산성(pH 2~3)으로, 배추 세포벽의 주성분인 펙틴을 안정화시켜 조직을 단단하게 유지시킨다. 약산이 세포벽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세포 간 결속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반면 설탕은 수분을 완전히 빼앗는 소금의 작용을 부분적으로 완화한다. 삼투압의 균형을 잡아 배추 속 수분이 너무 빠르게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완충 역할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절임 후에도 배추의 세포 구조가 유지되고, 씹었을 때 특유의 아삭한 탄성이 남는다.

황금비율은 ‘물 2L + 굵은소금 100g + 식초·설탕 각 1큰술’

그렇다면 구체적인 비율은 어떻게 맞춰야 할까. 일반적으로 물 2리터에 굵은소금 100그램을 넣으면 약 5% 농도의 소금물이 된다. 이는 절임배추용으로 적정한 수준이다. 김치 2~3포기를 절일 때 딱 맞는 양이다. 여기에 식초와 설탕을 각각 한 큰술(약 15mL, 12g)을 넣으면 산도와 삼투압이 완화돼 조직을 지키면서도 짠맛이 과하지 않다.

기사 내용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절임 시간은 배추 크기와 온도에 따라 다르지만, 4~6시간 정도가 적정하다. 배추를 절이는 동안 중간에 한두 번 뒤집어주면 골고루 절여지고, 속잎까지 간이 잘 배어든다. 너무 오래 두면 수분이 지나치게 빠져나가 질감이 흐물흐물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식초 넣으면 시큼해지지 않나요?”…실제 맛 변화는 미미

식초를 넣는다고 해서 김치 맛이 시큼해지는 것은 아니다. 절임 과정에서 식초는 대부분 물에 희석돼 pH 완충 작용만 남는다. 열처리나 발효 과정에서 아세트산의 날카로운 향은 거의 사라진다. 따라서 최종 김치에서 식초 맛이 느껴질 정도로 강하게 남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소량의 식초는 배추의 색을 선명하게 유지하고, 절임 과정 중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일부 가정에서는 단맛을 보완하기 위해 사과식초나 현미식초를 사용하는데, 이 또한 산도가 낮아 배추 절임용으로 적당하다.

절임 후 관리도 중요…‘세척·보관 온도’가 결정짓는다

절임이 끝난 배추는 곧바로 김치를 버무려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절임 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 절임이 끝난 배추를 미지근한 물에 2~3번 헹궈 소금기를 완화시키고, 체반에 올려 3시간 이상 물기를 완전히 빼야 한다. 남은 수분이 많으면 김치가 빨리 시어버리기 때문이다.

보관 온도도 관건이다. 4도 이하에서 숙성시킬 때 유산균 발효가 가장 안정적으로 진행돼, 조직이 무르지 않고 신맛이 완만하게 올라온다. 냉장고보다는 김치냉장고 ‘중간숙성’ 모드가 가장 이상적이다.

김장에 가장 적합한 '소금'은 뭘까?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소금은 김장의 첫 단계인 절임 과정부터 맛과 저장성, 발효 상태까지 좌우하는 핵심 재료이다. 소금은 크게 정제염, 천일염, 꽃소금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염화나트륨만을 분리한 것으로, 순도가 높고 입자가 고르며 가격이 저렴하다. 하지만 미네랄이 거의 없고 짠맛이 강해 김장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런 소금으로 절이면 배추가 쉽게 물러지고, 김치 특유의 깊은 맛이 덜하다는 평가가 많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갯벌 위 염전에 말려 만든 소금이다. 자연건조 방식으로 만들어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짠맛 속에 단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김치 절임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유도 바로 이 미네랄 덕분이다. 다만 갯벌의 상태나 보관 환경에 따라 이물질이 섞일 수 있어, 구입 시 위생 인증과 원산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꽃소금은 천일염을 한 번 녹였다가 다시 결정시킨 ‘재제염’으로, 말 그대로 다시 만든 소금이다. 이 과정에서 불순물이 제거되어 위생적이며 입자가 곱고 녹는 속도가 빠르다. 다만 일부 제품은 수입 천일염이나 정제염을 원료로 만들어 미네랄 함량이 낮을 수 있으므로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김치가 무르거나 맛이 밋밋하다는 불만의 상당수는 소금 선택에서 비롯된다. 특히 중국산 소금의 경우 불순물 함량과 염도 편차가 커 절임 과정에서 배추 세포벽이 과도하게 손상돼 아삭한 식감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네랄 함량이 낮아 유산균의 발효가 균일하게 진행되지 않아 김치의 풍미가 떨어진다.

따라서 맛과 건강을 모두 고려한다면, 간수가 잘 빠진 국산 천일염이 가장 이상적이다. 간수를 빼면 쓴맛이 줄고, 천일염 고유의 미네랄이 김치의 단맛과 감칠맛을 살려준다. 또 나트륨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짠맛은 덜하면서도 절임 효과는 유지된다.

김장은 소금의 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과학적인 발효 음식이다. 값이 싸고 하얀 소금보다, 시간이 만들어낸 자연의 소금이 겨울 내내 아삭하고 깊은 맛을 책임진다. 결국 좋은 김치의 시작은 좋은 소금에서라는 말은 단순한 속담이 아니라, 전통과 과학이 함께 증명한 진리다.

'김장 문화 속 숨은 과학?!' / 위키트리
'김장 문화 속 숨은 과학?!' / 위키트리

김장김치에 숨겨진 깨알 과학?!

김장은 단순한 전통 음식이 아니라 과학 원리가 응축된 생활 속 지식의 결정체다. 김치가 오랫동안 한국인의 식탁을 지켜온 이유는 바로 그 속에 숨은 과학적 조리법 덕분이다. 김장을 할 때 진행되는 절임, 발효, 저장의 모든 과정에는 물리·화학·미생물학적 원리가 자연스럽게 작용한다.

먼저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과정은 ‘삼투압’의 대표적인 예다. 소금이 배추의 세포 외부에 높은 농도로 존재하면, 세포 안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 잎이 쪼그라들고 부드러워진다. 이때 조직의 수분이 적당히 빠져나가면 아삭한 식감이 유지되고, 세균 번식이 억제돼 저장성이 높아진다.

절인 배추에 양념을 넣고 숙성시키면 ‘발효’가 일어난다. 김치의 발효는 주로 젖산균(유산균)이 담당하는데, 이 미생물은 배추와 양념 속 당분·단백질을 분해해 젖산을 생성한다. 젖산은 산도를 높여 부패균을 억제하고, 김치의 새콤한 풍미를 만든다. 또한 이 과정에서 비타민, 유기산, 효소 등 다양한 물질이 생겨 김치의 영양과 건강 기능이 강화된다. 잘 익은 김치 1g에는 최대 1억 개의 유산균이 존재할 정도로 미생물 활동이 활발하다.

김장 김치 찹쌀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김장 김치 찹쌀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양념 재료 속 첨가물에도 과학적 의미가 있다. 찹쌀풀은 탄수화물을 공급해 유산균의 먹이’ 역할을 하고, 젓갈은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제공해 발효 속도를 높인다. 젓갈 속 효소는 감칠맛을 더할 뿐 아니라 미생물 대사를 촉진해 김치의 깊은 맛을 완성한다.

저장 방식 역시 발효 과학의 일환이다. 전통적으로 김장독을 땅속에 묻는 이유는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땅속은 기온 변화가 적어 미생물의 활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산소 유입이 적어 유익균의 번식이 유리하다. 김치를 단단히 눌러 담는 것도 공기 접촉을 최소화해 발효를 돕기 위한 과학적 행위다.

결국 김장은 자연의 원리와 인간의 경험이 만나 탄생한 발효 과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삼투압으로 세포의 수분을 조절하고, 미생물 발효로 풍미와 영양을 더하며, 저장 환경으로 숙성의 완성도를 높이는 김장의 전 과정은 과학이 일상 속 전통으로 스며든 대표적인 예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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