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최초 편성 월화미니시리즈인데…2회 만에 시청률 1.5%로 추락한 '한국 드라마'

2025-11-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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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의 인생 리부트, 과연 통할까?

TV조선이 야심차게 내놓은 첫 월화미니시리즈 ‘다음생은 없으니까’가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1.5%(이하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로 하락하며 아쉬운 출발을 보였다. 김희선, 한혜진, 진서연이라는 화려한 주연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초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음생은 없으니까' 스틸컷. 주연 김희선. / TV조선 제공
'다음생은 없으니까' 스틸컷. 주연 김희선. / TV조선 제공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TV조선이 개국 이후 처음으로 편성한 정식 월화 미니시리즈다. 지난 10일 오후 10시 첫 방송을 시작하며 육아와 일, 현실에 지친 40대 여성 세 명의 인생 리부트를 그리는 코믹 성장극을 표방했다.

TV조선이 월요일과 화요일에 드라마를 내보내는 것은 2012년 ‘한반도’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한반도’는 황정민과 김정은이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지만, 0%대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 월화극 편성을 포기했던 TV조선이 다시 한 번 시청자와의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첫 회 시청률은 1.9%, 이어 2회는 1.5%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간대 방송돼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 드라마 ENA ‘착한 여자 부세미’가 첫 회 2.4%에서 최고 7.1%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체감 차이는 더 크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13년 만의 도전이지만 초반부터 벽에 부딪힌 셈이다.

2012년 2월 방영됐던 황정민, 김정은 주연 TV조선 월화드라마 '한반도'. / TV조선 제공
2012년 2월 방영됐던 황정민, 김정은 주연 TV조선 월화드라마 '한반도'. / TV조선 제공

2회 줄거리는… “엄마도 인간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2회에서는 조나정(김희선), 구주영(한혜진), 이일리(진서연) 세 여성이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의 허들’을 넘으려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조나정은 오랜 경력단절 끝에 재취업을 꿈꾸며 홈쇼핑 회사 ‘스위트홈쇼핑’의 경단녀 채용에 지원한다. 하지만 남편 노원빈(윤박)은 “엄마가 돼서 1, 2년을 못 참냐”며 냉소를 퍼붓는다. 이에 조나정은 “나도 하루하루 밀려나는 기분이 어떤 건지 알아?”라고 반문하며 눈물을 터뜨린다.

구주영(한혜진)은 남편 오상민(장인섭)과 임신을 시도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 번번이 좌절한다. 점심시간 모텔에서 남편을 기다리다 홀로 남는 장면은 그 허무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그냥 애 갖지 말까?”라는 대사는 현대 부부의 냉각된 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사였다.

이일리(진서연)는 연하 남자친구 엄종도(문유강)와의 이별을 그린다. 단호하게 헤어지려 하지만 결국 “내가 미안해”라며 연락을 시도하는 모습은 독립적인 듯 보이지만 내면은 여전히 흔들리는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다음생은 없으니까' 주연 김희선(가운데), 한혜진(왼쪽), 진서연(오른쪽). / TV조선 제공
'다음생은 없으니까' 주연 김희선(가운데), 한혜진(왼쪽), 진서연(오른쪽). / TV조선 제공

세 인물 감정선이 교차하면서 드라마는 여성들의 현실적 고통, 결혼과 일, 사랑의 균형이라는 주제를 던진다. 하지만 연출의 템포가 느리고, 감정의 전환이 잦아 시청자들이 쉽게 몰입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불륜 암시 엔딩’으로 전환점…3회 반등 가능할까

2회 말미에는 노원빈(윤박)의 수상한 행적이 등장했다. 아내 조나정이 합격 소식을 전하려던 순간, 카페에서 한 여성과 마주 앉은 채 눈물을 보이는 남편의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불륜 암시 엔딩은 이후 전개를 향한 긴장감을 높였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너무 전형적인 클리셰라며 피로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12부작 중 아직 초반부인 만큼 반전의 여지를 남겨뒀다. 아직 시청률은 높다고 할 수 없지만 화제성은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여성 시청자들 입소문이 붙는다면 3회 이후 반등도 가능해 보인다.

'다음생은 없으니까' 윤박. / TV조선 제공
'다음생은 없으니까' 윤박. / TV조선 제공

남은 10회, 공감과 속도가 살 길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아직 12부작 중 2회만 공개된 초반이다. 스토리의 기반은 탄탄하지만, 시청률 반등을 위해서는 전개 속도와 갈등 구조의 긴장감이 필요하다. 시청자들이 ‘공감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균형감 있는 리듬이 살아난다면, 13년 만의 월화극 도전이 실패로 끝나지는 않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음생은 없으니까’ 3회는 오는 17일 오후 10시 TV조선에서 방송된다. 지금의 추락이 반전의 전조가 될지, 혹은 또 한 번의 시청률 참패로 남을지는 다음 주 월요일이 그 분기점이다.

유튜브, TVCHOSUN DRAMA

다음은 '다음생은 없으니까' 시청률 추이다.

1화 / 2025.11.10 / 1.9%(전국), 2.2%(수도권)

2화 / 2025.11.11 / 1.55(전국), 1.3%(수도권)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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