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거인 호남, 30년의 족쇄를 끊어낼 것인가"

2025-11-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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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거인 호남, 30년의 족쇄를 끊어낼 것인가"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표는 우리가 주는데, 왜 발전은 다른 지역의 몫인가?” 30년간 이어진 ‘일당 독점’이라는 견고한 성벽에 갇힌 호남 정치를 향해, 보수 진영의 한복판에서 날카로운 균열을 내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정현 학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정현 학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정치대학의 문을 연 이정현 학장의 입에서 쏟아진 것은, 쇠락하는 고향을 향한 절박한 경고이자 대개혁을 촉구하는 통렬한 외침이었다.

####“정치 경쟁 실종, 시민은 ‘봉’이 되었다”

이정현 학장은 호남의 현실을 ‘기회는 눈앞에 왔지만, 정치가 그 문을 닫아버린 형국’으로 진단했다. 그는 “AI와 미래차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올 때, 다른 도시는 그 파도에 올라탔지만 광주는 쳐다만 봤다”며 정치적 무풍지대가 어떻게 도시의 경쟁력을 갉아먹었는지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견제와 경쟁이 사라진 곳에서 정치와 행정은 나태해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청년들과 소상공인들의 몫이 되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심장부, 그러나 권력은 없다”

비판의 칼날은 민주당 내부의 구조적 모순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학장은 “호남은 민주당의 표를 책임지는 ‘금고’ 역할을 했지만, 정작 총리, 당대표, 대선주자 등 권력의 핵심에는 철저히 소외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광주 국회의원 8석 중 7명을 초선으로 채우는 ‘물갈이’가 반복되는 현실을 꼬집으며, 이는 성장을 막는 ‘싹 자르기’이자 고도의 정치적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한한 잠재력, 그러나 잠들어 있는 거인

절망 속에서도 그는 호남이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역설했다. “바다와 평야, 항만과 에너지를 모두 가진 호남은 대한민국판 실리콘밸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것이다. 특히 광주는 자동차, AI, 에너지, 문화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요소를 모두 갖춘 도시임에도, 정치적 독점 구조가 그 잠재력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래를 위한 제언, “이제는 판을 갈아엎을 때”

이 학장은 호남이 낙오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정치 교체’라고 단언했다. 그는 낡은 인물을 교체하는 세대교체, 대기업과 협력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 그리고 국민의힘 역시 과거의 영남 중심 정당에서 벗어나 호남 인재를 과감히 등용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40년의 익숙함과 결별하고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지 않는 한, 호남의 미래는 없다는 그의 마지막 경고는 강의실을 넘어 지역 사회 전체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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