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산업으로 부활 노리는 대전 원도심, 공사중단 건축물의 기회 될까
2025-11-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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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방치된 대흥동 건물, 인공지능 인프라로 리모델링 추진
도시재생과 미래산업 연계… 실질적 국비 지원 여부가 핵심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도시 곳곳에 흉물처럼 방치된 공사중단 건축물이 한국 사회의 고질적 도시 문제로 자리잡은 가운데, 대전 중구 대흥동의 ‘메가시티’가 인공지능 산업 인프라로 탈바꿈을 시도하며 원도심 재생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지역 정치권이 정부 부처 간 협력을 통해 미래 첨단산업과 도시재생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유사 사례 확산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해당 건물은 2008년 건설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이후 17년 동안 방치돼 도시 미관과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쳐왔다. 그러나 2019년 공매로 민간에 매각된 이후, 2024년 8월 대전시와의 공사 재개 업무협약이 체결되고, 2025년 2월에는 용도 변경 절차까지 마무리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하 8층, 지상 11층 규모의 이 건물은 향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방송통신 장비시설, 업무시설 등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은 이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2024년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을 발의해 공사중단 건축물에 대한 주택도시기금 지원 근거를 마련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을 만나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2026년 수립 예정인 『제4차 공사중단 건축물 정비기본계획』에 해당 사업 반영을 요구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은 공사중단 건축물 정비와 첨단산업 유치를 연계해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 예컨대 오사카시는 오래된 유휴부지를 IoT 스타트업 단지로 탈바꿈시켜 지역 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정책 연계가 이뤄질 경우, 도시재생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대전 원도심의 부활 여부는 인공지능 산업 인프라 조성과 같은 첨단 기술 중심의 혁신사업과의 연계에 달려 있다. 관건은 정부의 실질적 재정지원과 정책적 의지다. 단순한 선언이 아닌, 제도적 기반 마련과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뒤따라야 ‘17년의 멈춤’이 미래 산업으로 전환되는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