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끝판왕’ 다이소도 못 버텼다…5000원에 품질 좋았는데 결국 판매 중단된 '이 제품'

2025-11-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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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산업 성장으로 '가격 급등' 버티지 못해

다이소가 USB 메모리와 마이크로 SD카드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인공지능 관련 산업 성장으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폭증하고, 이로 인해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 원인으로 보인다. 그동안 저가 제품 확보에 강점을 보여온 다이소도 공급망 문제를 피하지 못했다.

다이소 매장 / 연합뉴스
다이소 매장 / 연합뉴스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미국 샌디스크의 USB 메모리 32기가바이트, 마이크로 SD카드 32기가바이트 제품을 기존 재고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한다. 재고가 끝나면 더는 입고하지 않는다. 다이소 관계자는 "제품이 단종된 건 아니다. 다만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아 입고 시점을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제품은 eMMC 방식의 저가형 낸드플래시 기반 저장장치다. 노트북이나 게임기 등 전자기기에서 간단한 데이터 백업이나 전송에 사용된다. 고용량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부족하지만, 임시 파일 저장이나 사진 옮기기 등 일상적인 용도로는 충분했다.

가격도 접근성이 높았다. 다이소에서는 오랜 기간 이 제품들을 개당 5,000원에 판매해왔다. 대형 전자상가나 온라인 플랫폼과 비교해도 저렴한 편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쇼핑 후기 등에서도 "가성비 최고", "급할 때 하나쯤 사두면 쓸모 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다이소가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강력한 자체 유통망과 대량 구매 계약이 있다. 본사가 제품을 대량으로 일괄 수입한 뒤, 물류창고를 거치지 않고 전국 매장에 직접 공급하는 구조를 갖췄다. 중간 유통단계를 줄이고, 단일 모델만 판매하면서 단가를 낮췄다. 일반 소매 유통망보다 공급단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었던 구조다. IT기기 외에도 각종 생활용품, 문구, 주방용품 등에서 이 전략이 그대로 적용돼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메모리 시장 전반의 가격 급등이 벽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10월 USB 메모리와 SD카드에 사용되는 128기가비트 MLC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4.35달러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14.93% 올랐고, 1월(2.18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2015년 이후 최대 폭이다.

다이소몰 화면 캡쳐 / 다이소
다이소몰 화면 캡쳐 / 다이소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낸드 생산 기업들이 이윤이 높은 QLC 기반 eSSD 생산에 집중했다. MLC 기반 저가형 2D 낸드는 생산량이 줄었다. 원가 자체가 올라가면서, 다이소 같은 초저가 유통 구조로는 수급이 어려워진 것이다.

현재 다이소 오프라인 매장 대부분에서 해당 USB 메모리와 SD카드는 진열대에서 사라졌다. 온라인 쇼핑몰 다이소몰에서도 '일시 품절'로 표시되어 있다. 사실상 판매 중단 상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여러 반응이 나왔다. "이젠 5천원에 USB 못 사는 건가", "급할 때 사두면 좋았는데 아쉽다", "역시 다이소도 반도체 가격 장벽 못 넘네", "AI가 이렇게까지 영향 주는 줄 몰랐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다이소 제품은 저장 속도 느려도 값이 싸서 좋았다", "다이소 가면 하나쯤 장바구니에 넣던 제품인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메모리 가격이 이렇게 올랐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며 AI 산업이 실생활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새삼 실감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고정된 가격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제품 다양성을 확보해왔던 다이소가 이번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되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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