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대신 방검복~공무상 재해, 현장에서 답을 찾다"
2025-11-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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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대신 방검복~공무상 재해, 현장에서 답을 찾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사건 발생! 신속 출동!”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다급한 무전이 울려 퍼지자, 순찰차 안에는 순식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평소 사무실 책상에 앉아 서류로만 공무상 재해를 심사하던 공무원들이, 지난 14일 밤 ‘키보드’ 대신 ‘방검복’을 입고 경찰의 위험천만한 야간 근무 현장 속으로 직접 뛰어들었다.
####서류 속 ‘활자’가 아닌, 눈앞의 ‘현실’로
공무원연금공단과 인사혁신처가 함께 마련한 이번 ‘위험 직무 현장 체험’은, 탁상공론에 그치기 쉬운 재해 보상 심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파격적인 시도다. 심사 담당자들이 직접 경찰관들과 함께 순찰차를 타고 야간 순찰에 동행하며, 이들이 매일 밤 마주하는 예측 불가능한 위험과 극한의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체감한 것이다.
####“이런 위험 속에서 일하는 줄 몰랐습니다”
주취자 난동부터 각종 사건·사고 현장까지. 자정까지 이어진 순찰 동안, 심사자들은 서류 속 활자로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현장의 긴박함을 피부로 느꼈다. 한 참가자는 “매일 밤 이런 살얼음판 같은 위험 속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었다는 사실에 숙연해졌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 재해 심사를 할 때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깊이 헤아리게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체국부터 교도소까지, 다섯 번째 ‘동행’
이번 경찰 체험은 처음이 아니다. 공단과 인사혁신처는 이미 우체국 집배원의 고된 노동 현장부터, 해양경찰과 소방관, 교도관의 위험천만한 근무 환경까지. 지난 5월부터 꾸준히 ‘찾아가는 현장 체험’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재해 심사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확고한 철학 때문이다.
####신뢰는 현장에서 나온다
공단 관계자는 “심사자가 현장을 알아야, 재해를 입은 공무원의 고통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직군의 위험 직무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동행’을 멈추지 않겠다”며, 국민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재해 보상 제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