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령도 징계위원회로…전역 2달 앞두고 사망한 병장 사건 파장

2025-11-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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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수사단, 부대 관리 소홀 정황 확인

전북 임실의 한 부대에서 복무하던 병장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이 관리 소홀을 확인하며 지휘관들을 징계 절차에 넘겼다.

17일 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전역을 두 달 남겨뒀던 병사가 부대 밖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둘러싼 부대 관리 문제와 가혹 행위 여부를 둘러싼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군과 경찰은 각각 부대 내 비위 사실과 사망 경위를 확인하면서 책임 소재를 점검하고 있다.

◆부대 관리 소홀 드러나 지휘관 6명 징계 회부

육군수사단은 숨진 병장 A씨 사건과 관련해 부대 출입 통제와 병사 생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사단은 이 같은 사유로 해당 부대 지휘관(대령급 등)을 포함한 간부 6명을 최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A씨는 지난해 입대한 뒤 올해 12월 전역 예정이었으며, 사망 당일 부대를 무단 이탈한 상태였다. 하지만 부대는 경찰이 신원을 확인해 통보하기 전까지 A씨의 이탈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경찰, 부대 내 가혹 행위 여부 조사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육군수사단으로부터 사건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A씨가 부대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지, 이와 사망 간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A씨는 자대 배치 이후 여러 차례 가혹 행위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고, 가해자로 지목된 일부 병사는 조치에 따라 전출되거나 분리 생활을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징계 대상 간부 가운데 유족이 고소한 부사관 B씨만 입건한 상태다. 고소장에는 B씨가 사건 전날 A씨에게 강한 질책을 했으며 추가 징계를 언급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다른 선임병 4명에 대해서도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휴대전화·문자 메시지에서 드러난 정황

A씨는 사망 당일 새벽 부모에게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휴대전화 채팅방에는 간부와 병사들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는 부당한 지시나 괴롭힘 정황이 담긴 글이 저장돼 있었다.

육군수사단은 전·현직 병사들의 진술을 통해 A씨가 집단으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이른바 ‘기수 열외’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일부 확보했다. 기수 열외는 특정 병사를 조직 내에서 고립시키는 행위를 의미하며, 군 내에서 오래된 문제로 지적돼 왔다.

◆책임 공방 이어지는 유족과 조사기관

A씨 유족은 부대 내 집단적 괴롭힘이 사망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하며 고의적 방치 또는 묵인 여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지휘관이 해당 상황을 알고도 방치했는지, 또는 조직적으로 가혹 행위가 이뤄졌는지를 법리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경찰은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 내용 공개를 제한하면서도 관련 의혹을 빠짐없이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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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이관·수사 체계 변화

이번 사건은 군 내 사망 사고가 민간 경찰로 이관되는 구조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1년 공군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이후 군사법원법이 개정되면서 2022년 7월부터 군인·군무원 사망 사건과 성범죄는 민간 경찰이 맡고 있다. 관련 재판 또한 민간 법원에서 이뤄진다.

이로 인해 군 수사와 경찰 수사가 병행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책임 규명 과정도 이전보다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A씨 사망 원인과 부대 내 문제에 대한 최종 판단은 향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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