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충동 막기 위한 것" 이재명 정부가 북한에 먼저 제안한 것

2025-11-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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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 긴장의 최전선에 서다
군사분계선 표식물 유실, 충돌의 위험성

군 당국이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의 기준을 다시 정하기 위한 남북 군사 회담을 북한에 공식 제안했다. 현 정부 들어 남북 사이에 회담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17일 김홍철 국방정책실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최근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의 작업 과정 중 군사분계선 침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며 우발적 충돌 위험을 낮추기 위한 회담 필요성을 밝혔다. 김 실장은 북한군이 전술도로 공사와 철책 설치, 지뢰 매설 등을 진행하면서 일부 병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지역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그동안 규정에 따라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하며 북한군을 북측 지역으로 돌려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군은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비무장지대의 긴장이 계속 고조될 수 있고, 돌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실장은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남북이 군사분계선의 기준선을 명확히 설정하는 회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담 일정과 장소는 판문점 채널을 통해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현재 남북 군 통신선이 모두 단절된 상태여서 이번 제안은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북측에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간 공식 소통채널이 기능을 잃은 만큼, 회담 제안 자체가 의미 있는 접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군사분계선 표식물 훼손 문제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1200여 개의 표식이 설치됐으나, 1973년 유엔사 보수 작업 중 북한군의 총격 사건 이후 보수가 중단되면서 관리가 사실상 멈췄다. 이후 1000여 개의 표식이 사라졌고 현재는 200여 개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남북이 일부 지역의 경계 구간을 서로 다르게 인식하는 이유도 이 표식물의 유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 뉴스1
안규백 국방부 장관 / 뉴스1

이번 제안은 남북 군사회담의 재개를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북한은 남측의 대화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남북 군사 회담은 2018년 10월 제10차 장성급 회담 이후 7년 넘도록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국방장관 회담은 2차례, 장성급 회담 10차례, 실무회담은 40차례 개최됐지만 지난해 이후 소통은 완전히 끊긴 상태다.

군 당국은 한반도 내 긴장을 낮추기 위해서는 최소한 군사적 소통 창구부터 복원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회담 제안 역시 그 연장선에서 추진된 것으로 해석된다. 북측의 반응이 쉽게 예측되지는 않지만, 정부는 가능한 조속한 회담 개최를 기대하고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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