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가 3일 전 알았다... 하오문 정보력이 '넘사벽'인 이유
2025-11-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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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빼는 구마유시 본 배달기사... 사흘 뒤 'T1과 작별' 발표
배달대행 게시판 목격담 재조명… “개방보다 빠른 정보망”

배달 콜을 기다리던 한 배달기사의 목격담이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T1은 17일 오후 9시 공식 SNS와 영상을 통해 '구마유시' 이민형과의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
“이민형 선수가 T1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함께한 시간 동안 들어 올린 트로피와 구마유시 선수가 남긴 발자취는 팀과 팬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빛날 것입니다. T1은 구마유시 선수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눈부신 활약에 대해 깊은 존경과 감사함을 표합니다. 새롭게 펼쳐질 구마유시 선수의 여정에 행운이 가득하기 바라며, T1은 변함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겠습니다.”
이민형은 영상을 통해 "저는 T1을 떠나 새로운 증명의 여정을 떠나려 한다. 익숙하고 정든 곳을 떠난다는 게 아쉽다. 새로운 도전이 주는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 있는 한 멈추지 않겠다"고 이적을 선언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기 사흘 전인 지난 14일 디시인사이드 '배달대행 기사들 모임' 게시판에 한 배달기사가 올린 글이 재조명받고 있다.
작성자는 "배달 콜 대기 중인데 구마유시를 봤다. T1 선수들 자주 보는데, 짐을 차에 실고 나가던데 이사하나?"라고 적었다. 정황상 이민형이 본사에서 짐을 빼는 모습을 목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게시물을 네티즌들이 퍼나르면서 "하오문이 뛰어난 정보력을 가진 이유"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개방만큼 사람이 많은데 예전보다 정보 취합 및 전달 속도가 엄청 발전함"이라는 댓글도 나왔다.
하오문과 개방은 무협지에 자주 등장하는 정보 문파다. 개방이 거지들로 구성돼 거리에서 정보를 수집한다면, 하오문은 점소이, 마부, 기녀 등이 일상 활동 중 주워듣는 정보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모은다.
배달기사를 하오문에 비유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전국 곳곳을 누비며 일하는 배달기사들이 예상치 못한 정보를 포착할 수 있다는 점을 재치있게 표현한 것이다.

2018년 12월 연습생 신분으로 'T1 루키즈'에 입단한 이민형은 2020년 1군에 데뷔해 지난 6시즌 동안 T1이 월드 챔피언십(월즈) 3회 우승, LCK 2회 우승, e스포츠 월드컵(EWC) 초대 우승에 기여했다. 올해 LCK컵에서 '스매시' 신금재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지만, 최근 중국에서 열린 '2025 월즈'에서 팀 우승과 함께 파이널 MVP를 거머쥐며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임을 증명했다.
특히 2023년부터 올해까지 3연속 월즈 우승 컵을 들어 올리며 전무후무한 '쓰리핏'의 대업을 이뤘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4년 연속 월즈 결승에 진출한 기록도 세웠다. 올해 결승전에서는 파이널 MVP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이는 2017년 '룰러' 박재혁 이후 8년 만에 원딜러가 수상한 파이널 MVP였다.
이민형은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고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T1에서 반드시 무언가를 이뤄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어떻게든 악착같이 버텼다"며 "전승 우승, 월즈 쓰리핏, 파이널 MVP를 이뤄내고 T1의 왕조를 굳건히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파이널 MVP 선정 소감으로 "올해는 저에게 힘든 해였다. 항상 증명의 아이콘으로 매해 증명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제 자신에게 증명하는 한 해였다"며 "지금은 증명을 해냈고, 제가 세계 최고의 원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팬들은 이민형이 '페이커' 이상혁 다음의 T1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길 원했지만 그의 선택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민형은 "저에게 T1은 자부심이었다"며 "T1에 있는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힘든 일들도 정말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모든 순간에 함께한 선수들,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 T1의 모든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T1 구마유시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이번 소식이 너무나 아쉽게 들릴 수 있겠지만 여전히 구마유시로 남아있을 테니 끝까지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LCK 이적시장은 18일 오전 9시에 열렸다. 이민형이 떠난 T1 원딜 자리에 누가 들어설지, 이민형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2025 월즈 우승 로스터에 변화가 생긴 만큼 T1의 새로운 구성과 이민형의 새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e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