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공무원 2명이 경북도내 53개 골프장 지도점검을?

2025-11-1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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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힐스포항CC, 회원권 초과 판매 의혹 확산에 경북도는 감독기능 포기
골프장 업계 “제2, 제3의 오션힐스 사태,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최근 회원권 사기분양으로 논란을 빚은 '오션힐스 포항'이 허가 당시 승인받은 회원 수를 초과해 회원권을 불법 판매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지만 경북도는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며 관리감독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 사진은 골프장 클럽하우스 전경/위키트리DB
최근 회원권 사기분양으로 논란을 빚은 '오션힐스 포항'이 허가 당시 승인받은 회원 수를 초과해 회원권을 불법 판매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지만 경북도는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며 관리감독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 사진은 골프장 클럽하우스 전경/위키트리DB

[대구경북=위키트리]이창형 기자=공무원 2명이 경북도내 53개 골프장에 대한 지도점검을 맡고 있는 구조, 즉 경북도청의 골프장 관리감독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도내 골프장 관련 민원이 연일 속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오션힐스포항CC'의 회원권 초과 판매 의혹이 확산하면서 경상북도 골프장 관리 체계의 구조적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해당 사건이 단순한 특정 골프장의 일탈이 아니라 경북도의 감독 시스템 전체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결과라는 비판이다.

골프장 인허가권과 지도 점검권을 모두 쥔 경북도가 정작 이를 수행할 최소한의 인력과 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핵심 문제로 지적된다.

경북도 내 골프장은 총 53곳. 그러나 이를 상시로 관리하는 경북도 담당 공무원은 고작 팀장 1명과 직원 1명 등 모두 2명뿐이다.

도내 골프장 53개소의 안전시설 점검, 회원권 발행 관리, 민원 대응, 불법 영업 단속을 단 두 명이 떠안는 구조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경북도는 인허가와 감독권을 광역 단위에서 독점한 채, 현장 점검은 연례행사 수준의 ‘서류 확인’으로 대체하는 관행을 이어왔다.

오션힐스 사태는 이러한 허술한 구조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준다.

승인 모집 인원을 초과한 회원권 판매, 허위 보고 가능성, 회원권을 공사대금 대신 지급했다는 정황 등이 내부 제보로 터져 나왔지만, 경북도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책임을 피해 왔다.

감독기관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은 사실상 감독 포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본질은 행정 구조 자체에 있다.

골프장은 기초 지자체의 생활권 안에 자리하고, 민원 또한 시·군에 집중되지만, 인허가와 감독권은 도에 있어 ‘권한은 광역기초, 책임은 기초’라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돼 있다.

이에 따라 현장 감지 속도는 늦어지고, 사업자와의 소통도 단절되며, 불법·편법이 장기간 누적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내부 제보 없이는 드러나지 않는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골프장 관리·감독 권한을 기초 지자체로 이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골프장은 지역 환경·교통과 맞닿아 있어 현장 대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골프장 업계는 “경북도가 골프장 인허가·감독권 체계를 유지하려면 전문 인력 확충과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현실적으로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면 권한 이양이 오히려 가장 책임 있는 선택이며 53개 골프장을 두 명이 관리하는 현재의 구조에서 제2, 제3의 오션힐스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ome 이창형 기자 chang@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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