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 계엄 2년전에 “내가 총살당하더라도 싹 쓸어버리겠다“
2025-11-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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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2022년말부터 계엄 준비했다고 판단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외환(일반이적) 혐의로 최근 기소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취임 반년 만에 비상계엄 선포를 준비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계엄 발동 2년 전에 계엄에 필수적으로 동참시킬 필요가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계엄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조은석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일반이적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12·3 비상계엄 선포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논의 과정 등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을 당시 국회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한 ‘여소야대’ 구도였고, 이에 정부와 민주당의 대립이 지속되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은 취임 반년 만인 그해 11월,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자리에서 김종혁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등에게 "나에게는 비상대권이 있다, 싹 쓸어버리겠다", "내가 총살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특검은 공소장에 담았다.
특검은 이때부터 윤 전 대통령이 정치적 난국을 돌파할 수단으로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고 봤다.
매체에 따르면 이후 지난해 7월 윤 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하와이를 방문했을 때, 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이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강호필 당시 합동참모본부 차장에게 “한동훈은 빨갱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또 민주당에 대한 욕설을 섞은 비난을 하면서 "군이 참여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강 전 차장은 귀국한 뒤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분위기가 상당히 위험한 것 같다. 대통령이 군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김용현이 위험한 발언을 하며 동조를 강요하니 나는 전역하고 싶다”고 보고했고, 신 전 장관은 김용현 전 장관에게 전화해 크게 항의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 전 장관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경호처장 공관으로 강 전 차장 등을 불러 “왜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돌아다니냐. 전광훈 목사 등 보수에서도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 심기 경호 차원에서 그런 걸 가지고 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그해 9월 국방부 장관이 신원식 전 장관에서 김용현 전 장관으로 교체됐는데, 윤 전 대통령이 하와이 일로 신 전 장관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 교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신 전 장관은 당시 국방 장관 취임 11개월만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