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와도 이곳은 따뜻하다… 지금 떠나기 좋은 '국내 여행지'
2025-11-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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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내려가도 내부는 변함없는 15도
한파가 몰아쳐도 내부 온도가 늘 영상 15도 안팎을 유지하는 단양의 석회암 동굴들이 겨울철 여행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는 여행 계획을 세우기 가장 애매한 때다. 단풍은 거의 끝나고 겨울 축제는 아직 시작되지 않아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만 길어진다. 바람은 차가운데 실내에만 머물기에는 아쉽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때 계절과 상관없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단양의 석회암 동굴이 부담 없이 떠나기 좋은 장소로 눈길을 끌고 있다.
단양군은 지역 곳곳에 자리한 천연 석회암 동굴들이 겨울 여행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급격한 기온 하강으로 한파주의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 동굴은 계절과 관계없이 늘 영상 기온을 유지해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단양군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계기로 지역 동굴 자원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단양의 동굴들은 외부 기온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특성이 있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자연 난방과 자연 냉방이 완성된 공간으로 평가된다.
암석층의 두께와 지하수 흐름, 수천만 년 동안 형성된 내부 공간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게 만드는 구조적 특성이 결합돼 계절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기온을 유지한다. 이 때문에 방문객들은 한겨울에 영하권 바깥 기온을 피해 실내보다 포근한 환경에서 지질과 동굴생성물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대표 명소인 고수동굴은 총 길이 약 1395m 규모로 국내 석회암 동굴 가운데에서도 보존 상태와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동굴 곳곳에는 오랜 시간 물방울과 광물이 빚어낸 종유석과 석순, 석주, 동굴산호와 동굴진주 등이 집약돼 있어 ‘지하의 박물관’으로 불린다. 내부에는 마리아상과 천당 연못, 사자바위, 인어바위 등 다양한 형태의 자연 조형물이 이어지며 지하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경관을 완성한다.
조명 연출도 절제된 방식으로 적용돼 형성과정을 거친 암석과 광물의 질감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전설로 널리 알려진 온달동굴은 약 4억 50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총 길이 760m가량의 입체 구조를 갖춘 귀중한 석회암 동굴이다.
1층부터 3층까지 층위를 이루며 확장된 내부에는 크고 작은 석순과 종유석이 곳곳에 자리해 있어 살아 있는 지질 형성 과정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지하수량이 풍부해 지금도 일부 생성물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동굴을 따라 형성된 통로도 비교적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큰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고수동굴과 온달동굴 모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계기로 국내외 관심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동굴 형성과정을 설명하는 전시관과 영상 체험 시설도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의 만족도도 높다. 온달동굴은 인근 온달산성과 온달관광지 시설, 전설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할 수 있어 역사와 지질이 함께 담긴 종합 관광 코스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단양군은 겨울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도 두 동굴 모두 내부 온도가 영상 15도 안팎을 유지해 따뜻한 힐링 여행지로 적합하다고 강조하며 자연이 만든 지질 유산을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지역 관광 콘텐츠와 연계해 색다른 겨울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늦가을과 초겨울이 맞물리는 이 시기에는 동굴 관람만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기 아쉽다. 단양을 찾았다면 먼저 보발재 단풍길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소백산 자락을 따라 굽이진 고갯길 양옆으로 붉은 단풍이 이어져 계절의 색감이 그대로 살아 있고, 아침에는 햇살이 은근하게 비치며 잎사귀의 결이 드러나고 해 질 무렵에는 노을빛이 더해져 길 전체가 따뜻한 분위기로 변한다. 차 안에서 스쳐 지나가는 풍경만으로도 늦가을 감성이 충분히 채워지는 곳이다.

조금 더 여유로운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카페산’을 추천할 만하다. 해발 600m 고지에 자리해 소백산과 남한강 줄기가 넓게 펼쳐지는 장면이 이어지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솟은 능선까지 또렷하게 보여 단양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따뜻한 음료 한 잔을 들고 패러글라이딩이 오르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늦가을 특유의 고요함과 활력이 동시에 느껴지는 곳이다.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만천하스카이워크도 좋은 선택이다. 원형 유리바닥 전망대에 서면 소백산에서 월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사방으로 펼쳐지고, 남한강 위로 길게 뻗은 하늘길을 걷는 순간 단양의 공간감이 완전히 달라져 보인다. 짚와이어 시설도 마련돼 있어 이동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 되는 코스로 꼽히며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도 풍경 변화가 생겨 다시 찾는 사람들이 많다.

마지막으로 단양 여행의 정점을 찍는 곳으로 도담삼봉을 들 수 있다. 남한강 한가운데 솟은 세 개의 바위 봉우리가 나란히 선 독특한 지형은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지고, 늦가을과 초겨울에는 물안개가 잔잔하게 올라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인근의 석문까지 이어가면 단양팔경의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어 하루 일정으로 묶기에도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