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론스타 승소, 한동훈도 잘했고 현 정부도 잘했다”
2025-11-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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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태도 분명히 하면 미래 있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에서 우리 정부가 13년 만에 승리한 데 대해 "한동훈도 잘 했고 이명박 정부도 잘 했다"며 양시론(兩是論)적 입장을 보였다. 양시론은 둘 다 잘못했다는 양비론(兩非論)의 반대 개념이다. 론스타 분쟁 승소를 두고 정부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야당은 공(功)을 스스로에게 돌리는 양상이다.
박 의원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 정부(윤석열 정부)도 잘했고, 한동훈도 잘했고, 현 정부도 잘했다”며 "4000억원을 온전히 돌려받게 된 건 법무부 장관 시절 한 전 대표의 판단과 현 정부의 추진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한동훈 전 대표를 이렇게 칭찬하는 건 처음 본다'고 하자, 박 의원은 "계엄 해제 결의를 할 수 있도록 18명의 의원을 보내준 것, 윤석열 탄핵에 의원들이 동의하도록 만든 것 등 한 전 대표를 칭찬한 적이 많다"고 해명했다.
론스타 사건은 13년 전 외환은행을 1조3000억원에 샀던 론스타가 3년 만에 3배가량인 3조9000억원에 하나금융에 매각하고도 우리 정부 때문에 더 비싸게 팔지 못했다며 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내며 시작됐다.
이후 ICSID(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소송 제기 약 10년 만인 2022년 8월 론스타 측 주장 일부를 받아들여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2억1650만달러(당시 약 2900억원)와 이자 등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현재 환율 기준으론 총 4000억원 규모다.
한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이 판정에 대해 취소 신청을 주도했고, 약 3년 후 ‘배상금 0원’이라는 결과가 이번에 도출됐다.
전날 승소 소식을 직접 알린 김민석 국무총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APEC 성공 개최, 한·미·중·일 정상 외교, 관세 협상 타결에 이어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라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취소 신청을 추진했을 때 민주당은 승소 가능성을 트집 잡으며 강력 반대했다"며 "뒤늦게 숟가락 얹으려 하지 말고 국민께 사과하라"고 맞섰다.
그러자 박 의원은 '모두 잘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논쟁을 정리한 것이다.
박 의원은 이어 한 전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로 화제를 돌렸다.
그는 "한 전 대표가 윤석열 '간', 국민 '간', 당 '간'만 보고 있으니 '간동훈'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이런 태도를 버리고 과감하게 결단해야 미래가 있다”고 조언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한 전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배짱이 없어 안 나올 것”이라며 “또다시 간만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내년 6월 선거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패배로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한동훈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한동훈이 지금부터 윤석열과 완전히 결별하고 건전 보수의 길로 가면 성공할 것”이라며 “낮은 국민의힘 지지율을 살릴 수 있는 인물도 한동훈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간동훈에서 한동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