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당 20만원 넘는 비싼 횟감인데…제주 앞바다에 우르르 떼로 풀렸다는 '고급 생선'
2025-11-1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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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역에 2만 마리 대방류
제주도가 기후변화로 줄어드는 연안 수산자원을 되살리기 위해 바리과 어류 방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17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앞바다에서 다금바리와 구문쟁이, 붉바리 등 바리과 치어 2만여 마리를 방류했다고 밝혔다. 이번 치어는 연구원이 인공수정으로 수정란을 생산한 뒤 약 120일 동안 관리해 길러낸 개체들이다.
바리과 어류는 제주 연안을 대표하는 고급 횟감으로, 고수온 환경에서도 생존력이 뛰어나 기후변화에 적응력이 높은 종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역과 서귀포 안덕면 사계리·상·하모리 일대에서 어획된다. 이번에 방류된 치어는 2~3년 뒤 1㎏ 안팎으로 성장해 지역 어업 생산 기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연구원은 보고 있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연안 생태계 회복을 위해 오분자기 6만 마리를 두 곳의 마을어장에 방류하는 등 자원조성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자바리 등 4개 어종의 수정란 4300만 개를 도내 양식장 19곳에 제공해 민간 방류사업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다금바리와 구문쟁이 종자를 꾸준히 방류하고 있으며, 2007년 이후 지금까지 총 56만 마리를 제주 바다에 풀어왔다. 이런 노력이 이어지면서 한때 1톤 아래였던 모슬포수협의 다금바리 위판량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10톤 이상을 기록했다.
다금바리는 육상양식이 까다로운 어종이다. 인공수정으로만 수정란을 생산할 수 있고 사육 과정에서 동종 개체 간 공격성이 높아 종자 생산이 쉽지 않다. 성장 속도도 느린 편이라 1㎏ 이상 크기로 자라기까지 3년 이상이 필요하다. 이번에 방류된 치어는 약 9㎝ 크기이며, 연구원이 120일 동안 정밀하게 관리해 길러낸 개체다.

제주 연안에서 잡히는 자연산 다금바리는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다. 도매시장에서는 1㎏ 기준 4만~5만원대 시세가 기록되기도 하고, 횟집에서는 크기와 등급에 따라 소비자가 20만원대 이상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판매에서는 자연산 1㎏ 제품이 18만원 안팎에 거래된 사례가 있을 만큼 가격 편차가 크다. 고급 어종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맛에서도 드러난다. 등살은 단단하고 찰진 식감에 은은한 단맛이 있고, 뱃살 부위는 기름기와 감칠맛이 강해 회로 즐기기에 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껍질과 내장, 부위별 풍미가 뚜렷해 미식가들 사이에서 최상급 생선회의 하나로 꼽힌다.
강봉조 해양수산연구원장은 “제주 바다의 생태적 건강성과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특산종 방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수산자원 관리 연구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