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황제'로 불리는 보양식…영덕서 150000마리 풀린 '이 수산물'
2025-11-24 10:00
add remove print link
경상북도 수산자원연구원, 5개 어촌계 전복 방류
19일 경상북도 수산자원연구원은 산불 피해를 입은 영덕군 연안 생태계의 회복과 지역 어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피해지역 5개 어촌계(7개 어촌마을)에 건강한 어린 전복 15만 마리를 무상으로 방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방류하는 전복 치패는 지난해 4월 채란 후 약 20개월간 체계적인 사육 관리와 수질 개선 과정을 거쳤다. 개체들은 각장 3.5cm 이상으로 성장한 건강한 우량종자로, 방류 전 수산생물 전염병 검사를 거쳐 안전성이 검증됐다.
방류 대상지는 산불 피해지역인 경정1리, 경정2리, 경정3리, 석리, 노물리(대탄리·오보리) 등 영덕군 5개 어촌계(7개 마을)이다. 경상북도수산자원연구원, 영덕군, 각 어촌계가 합동으로 이번 방류를 진행했다.
전복은 정착성 품종으로 방류 해역 주변에서 서식해 재포획률이 높은 대표 방류 품종으로 꼽힌다. 이번에 방류되는 전복은 2~3년 후 7~8cm의 상품 크기에 도달해 지역 어촌계의 지속 가능한 소득원 확보와 연안 생태계의 자원 회복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영숙 환동해지역본부장은 "이번 전복 치패 방류 사업이 산불 피해를 입은 해역의 자원 회복과 지역 어가에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지자체와 어촌계가 함께 힘을 모아 지속 가능한 수산업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바다의 산삼'이라고 불린 전복, 최근 가격 하락?
전복은 예부터 귀한 식재료로 대접받아 왔다. 불로장생을 열망한 진시황이 영생을 위해 구해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각종 영양소가 듬뿍 함유된 건강 식품이다.
전복은 딱딱한 껍데기와 쫄깃한 속살로 외관상 조개의 한 종류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달팽이, 소라와 같은 복족강에 속하는 연체동물이다. 조개류와 다르게 달팽이처럼 '치설'이라는 이빨이 있어 섭취 시 이를 제거해야 하며, 머리에 '촉각'이라는 더듬이를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
주로 수심 5~50m 정도의 온대 바다의 암초 지역에서 서식하며 바위에 강하게 달라붙어 포식자에 눈에 띄지 않는 위장술로 스스로를 방어해 성장한다. 다시마와 미역, 감태 등의 해조류를 주로 섭취하며, 생식선에 따라 암컷과 수컷을 구분할 수 있다. 생식선이 황백색이면 수컷, 녹색이면 암컷이다.
전복은 '바다의 산삼' '바다의 황제'라는 칭호가 붙을 만큼 풍부한 영양소를 가졌다. 우선 타우린 성분이 매우 많은데, 간 기능 개선과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여기에 단백질이 가득하며, 칼슘과 철분 등 미네랄도 풍부해 뼈 건강 유지, 빈혈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전복죽을 권하는 것도 이같이 전복에 영양학적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효능과 쫄깃한 식감으로 인기 있는 전복은 과거 몹시 비싼 식재료로 취급받았다. 특히 자연산 전복은 채취가 까다로운 희소성이 있어 가격대가 높았다. 그러나 양식기술이 보급되면서 공급량이 증가했고, 최근에는 오히려 소비가 줄어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올해 7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전복 수출량은 148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1303톤)간보다 13.8% 증가했다. 하지만 전복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출금액은 오히려 지난해 2508만 달러에서 2294만 달러로 감소했다.
최근 전국 최대 전복 생산지인 전남도에서도 시름을 앓고 있다. 전복 가격이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9월 전복 10미(㎏) 산지가격은 1만 9130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전복 가격 하락 원인으로는 과잉 생산이 지목된다. 전복이 비싼 값으로 주목받았고 여기에 양식기술이 확산되며 생산량이 많아진 것이다. 희소성이 없어지며 소비량은 더욱 줄었고, 여기에 전복 특유의 손질법이 까다로워 간편한 식재료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복 방류 사업은 수산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이어가는 중요한 걸음으로 보인다. 이때 장기적으로 어촌계 실질적 소득 향상을 위해서는 전복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적인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