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38주기…범삼성家 용인 모였다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38주기 추도식이 19일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삼성을 비롯해 CJ와 신세계, 한솔 등 범삼성 계열 그룹 인사들은 예년처럼 올해도 시간을 달리해 잇따라 묘소를 찾았다.

삼성에서는 창업주 며느리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손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오전 10시 40분께 용인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호암의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 행사와 일정이 겹쳐 추도식에는 불참했다. 이재용 회장은 귀국 후 따로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릴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을 제외한 삼성 총수 일가는 약 한 시간 동안 선영에 머문 뒤 자리를 떠났다.

삼성가에 앞서 호암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가족들과 함께 오전 9시 20분경 가장 먼저 선영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아들 이선호 CJ주식회사 미래기획실장 부부, 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부부 등이 함께하며 약 40분가량 머물렀다.

이재현 회장은 예년과 같이 추도식과는 별개로 홍암이 생전 살았던 서울 장충동 고택에서 제사를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에는 호암의 외손자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과 신세계그룹 사장단 등이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삼성 사장단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올해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범삼성 계열 그룹 일가는 과거에는 호암 추도식을 공동으로 열었다. 하지만 형제인 고 이맹희 CJ 전 회장과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상속 분쟁을 벌인 2012년부터는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별도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1938년 청과물·건어물 수출업으로 창업한 '삼성상회'를 세웠다. 포항과 대구에서 생산되는 청과물과 건어물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제분기와 제면기, 그리고 이후에 양조업도 함께 운영하며 사업은 성공한다. 삼성상회는 곧 삼성물산의 뿌리가 됐다.

1953년 설탕 사업으로 시작한 제일제당은 CJ그룹의 모태다. 당시 호암은 제일제당 설탕으로 수입품을 대체하고 수입산의 3분의 1 가격으로 판매하는 업적을 이룬다.

삼성전자는 호암이 1969년 1월 13일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를 세우면서 시작됐다. 삼성전자공업은 1984년 ‘삼성전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는 평소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사업보국 경영 이념을 강조하며 삼성을 성장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