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골목·감성 다 있다… 여행 고수들만 안다는 '국내 소도시' 5곳

2025-11-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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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국내 숨겨진 소도시 5곳

한국관광공사가 숨겨진 국내 명소를 소개했다.

논골담길. / Nghia Khanh-shutterstock.com
논골담길. / Nghia Khanh-shutterstock.com

한국관광공사는 '요즘여행'의 네 번째 테마 '소도시 여행'을 지난 6일 공개했다. '요즘여행'은 대중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감각 있는 여행객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국내여행의 형태를 소개하는 기획 콘텐츠다.

공사는 여행자가 무엇을 느끼고 어떤 경험을 하는지에 주목한 '요즘여행' 시리즈를 격월 단위로 발간하고 있다. 올해 공사가 선정한 국내 소도시 5곳을 만나보자.

조용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

남해 독일마을. / ARTYOORAN-shutterstock.com
남해 독일마을. / ARTYOORAN-shutterstock.com

경남 남해군은 독일마을의 이국적인 정취와 향토적인 문화유산이 공존하는 곳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서 유일한 군(郡) 단위 도시로 지정된 남해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덕에 여행객들이 차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남해관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남해 외갓집'은 남해의 생활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규모 로컬 체험 프로그램이다. 언제든 찾아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외갓집'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곳에선 △드로잉 작가 안설별이 진행하는 ‘남해 언니네 드로잉 어반스케치 체험’ △도자기공방과 카페를 운영하는 ‘티라와 흙꿉노리’의 ‘티라 삼촌네 도자기 원데이클래스’ △삼동면 봉화마을의 GAP 인증 농가에서 운영하는 ‘광수 삼촌네 블랙베리 체험’ 등 세 가지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남해로온'에서 예약할 수 있다.

가천 다랭이마을. / David.Kang-shutterstock.com
가천 다랭이마을. / David.Kang-shutterstock.com

체험을 마친 뒤에는 '가천 다랭이마을'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이곳은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700여 개의 계단식 논(다랭이논)이 바다와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로, 남해바래길 11코스인 ‘다랭이지겟길’을 따라 걸으며 남해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요즘 대세로 꼽히는 묵호

'봄날은 간다'(2001) 스틸. / 시네마서비스 제공
'봄날은 간다'(2001) 스틸. / 시네마서비스 제공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일대는 서울에서 KTX로 약 2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도심과 바다가 공존하는 작은 항구 도시로, 주요 관광지가 모두 도보 30분 이내 거리에 모여 있어 차량 없이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뚜벅이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묵호에는 다채로운 즐길거리가 마련돼 있다. 묵호등대 아래 벽화마을인 '논골담길'을 비롯해 '도째비골 스카이벨리' 등 독특한 명소가 눈길을 끈다.

'논골담길'은 묵호항이 번성하던 시절, 항구 사람들의 삶의 애환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묵호항 언덕 위 비탈진 골목을 따라 논골1길, 2길, 3길과 등대오름길을 걸으며 아기자기한 벽화와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다.

짜릿한 경험을 원한다면 '도째비골 스카이벨리'를 추천한다. 해발 59m 높이에 설치된 스카이워크에서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스카이워크뿐만 아니라 스카이 사이클, 자이언트 슬라이드 등 다양한 체험 시설이 마련돼 있다. 스카이벨리 입장료는 어른 3000원, 학생 2000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도째비골 스카이벨리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인영 forever young

동화문화관광재단이 운영하는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묵호의 골목길을 걸으며 지역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도보형 관광이다. 참가자는 개별 포토투어 또는 가이드가 동행하는 단체 투어 중 선택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이달까지 진행된다.

투어는 소품숍이나 로컬 서점에서 스탬프북을 받아 시작한다. 3000여 종의 연필을 관람할 수 있는 '연필뮤지엄'을 지나 옛 번화가인 발한삼거리와 동쪽바다중앙시장, 청년몰 ‘싱싱스’를 거쳐 '논골담길'로 향한다. 배우 이영애, 유지태 주연의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명대사 "라면 먹을래요?"가 탄생한 삼본아파트도 필수 코스다.

마지막으로 ‘문화팩토리 덕장’에서 문어나 묵호태 보푸라기 등 지역 해산물이 들어간 라면을 먹으며 체험을 마무리한다.

구글지도, 논골담길

중부권 최초 슬로시티 지정

충남 예산군. / Sanga Park-shutterstock.com
충남 예산군. / Sanga Park-shutterstock.com

충남 예산군 대흥면은 중부권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지역이다. 봉수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마을로, ‘의좋은 형제’ 설화의 실제 배경지이기도 하다.

대흥 슬로시티의 핵심 원칙은 △자연환경의 보존 △전통문화의 계승 △주민이 주체가 되는 관광사업 세 가지다. 이러한 원칙은 마을 주민이 직접 가꾼 ‘손바닥 정원’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천되고 있다. 방문객 누구나 마을 곳곳에 조성된 작은 정원을 둘러볼 수 있다.

대흥의 주요 여행 코스로는 느림길, 사랑길, 옛 이야기길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느림길은 예산군 내에 유일하게 남아 잇는 옛 관아 건물인 대흥동헌을 비롯해 달팽이미술관, 대흥향교로 이어지는 길이다. 사랑길에서는 봉수산 자락 아래 교촌리의 소박한 마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끝으로 옛 이야기길에는 천 년이 넘은 느티나무 ‘배맨나무’가 서 있으며, 형제의 전설이 전해지는 장소를 따라 걷는다.

두 지역 살아보기 '고흥스테이'

옥하리 홍교. / 유튜브 'Richard Park 리차드박' 영상 캡쳐
옥하리 홍교. / 유튜브 'Richard Park 리차드박' 영상 캡쳐

전남 고흥군은 외지인이 일정 기간 고흥에 머물며 지역의 생활과 문화를 체험하는 ‘두 지역 살아보기 주말愛 고흥愛 고흥스테이’를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총 12세대가 참여하며 숙박비와 공동시설 이용비 등 일부 주거비가 지원된다. 참가자들은 3개월 동안 옛 한전사택을 리모델링해 만든 주거시설에서 머문다.

숙소 주변에는 110년의 역사를 지닌 고흥 전통시장과 수령 840년의 남계리 느티나무, 옥하리 홍교, 존심당 역사문화공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

고흥 전통시장은 5일장(4일, 9일)이 열리는 상설 시장으로, 남해안의 싱싱한 해산물과 지역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숯불생선구이로 유명한 지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뭉근한 참숯불에서 오랜 시간 구워내 생선 살에서 깊고 구수한 숯불 향을 느낄 수 있다.

남계리 느티나무는 마을의 역사와 함께 해온 당산나무로, 오랜 세월 동안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자 정신적인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거대하고 웅장한 나무 아래에서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조선 후기에 세워진 석조 홍계교는 전남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홍예(아치)가 세 개 있는 삼아치교이며, 다리의 모양이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고 있다.

구글지도, 고흥 전통시장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

죽녹원. / Bubbers BB-shutterstock.com
죽녹원. / Bubbers BB-shutterstock.com
관방제림. / SeonDeok OH-shutterstock.com
관방제림. / SeonDeok OH-shutterstock.com

전남 담양군 창평면의 삼지내마을은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된 한옥 마을이다. 세 개의 개울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고즈넉한 풍경이 특징이며, 토석담과 한옥이 조화를 이룬다.

마을의 전통적인 주거 형태를 보여주는 고재환가옥과 고재선가옥 등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도 보존돼 있다. 두 가옥 모두 'ㅁ'자형 평면의 안채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형적인 남부 지방의 양반 주택 양식을 따르고 있다.

마을 중심에는 한옥 형태의 창평면사무소가 있으며, 그 뒤로 작은 정원과 이층 한옥이 자리한다. 골목길 곳곳에는 주민이 운영하는 숙소나 카페, 한옥 음식점 등이 자리해 있다.

청평에서는 술빵 만들기와 인문학 강좌 등 다양한 문화체험이 이루어지며, 창평국밥, 쌀엿, 한과, 석탄주 등 특색 있는 지역 음식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청평에서 가까운 담양에는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죽녹원과 관방제림이 있다. 죽녹원은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에 조성해 2003년 개원한 대나무 정원이다. 총 2.2km의 산책로가 8가지 테마로 이뤄져 있다. 대나무 숲은 일반 숲보다 산소 발생량이 많고, 음이온이 풍부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관방제림은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된 곳으로, 담양천 북쪽 제방을 따라 길게 조성돼 있다. 조선시대에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기 시작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어 여름에는 시원한 피서지로, 가을에는 단풍 명소로 꼽힌다.

구글지도, 관방제림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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