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있는 일…멧돼지까지 잡아 먹는데 한 쌍 발견된 '멸종위기 동물'

2025-11-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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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담비,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숨어있다
숲의 그림자, 생태계 균형을 지키는 비밀 경비원

20일 국립공원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멸종위기종 담비가 처음으로 관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무등산국립공원에서도 포착된 담비 / 뉴스1
무등산국립공원에서도 포착된 담비 / 뉴스1

담비는 중형 포유류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에 해당하는 희귀종이다. 생활은 주로 2~3마리 단위로 무리 지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서 설치류와 소형 포유류를 주로 잡아먹는데, 고라니나 어린 멧돼지까지 포식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발견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공원사무소는 올 3월 경남 하동군 남해대교지구 일대에 총 5대의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했다. 원래 목적은 하늘다람쥐가 인공둥지를 활용하는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모니터링 과정에서 담비 한 쌍이 인공둥지 주변을 탐색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관찰됨 담비 한 쌍 /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관찰됨 담비 한 쌍 /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

공원사무소 측은 이번 발견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현호 해양자원과장은 "그동안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는 담비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번 촬영 영상은 멸종위기종이 국립공원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귀중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담비 서식지에 대한 보호 조치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개체 수와 행동 패턴을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전했다.

멸종위기종 담비는 한반도 산림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꼽히는 동물이다. 족제비과에 속하지만 체구가 훨씬 크고 민첩해 산속 먹이사슬의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종으로 평가된다. 특히 목덜미와 가슴을 감싸는 밝은 노란색 털이 특징으로, 깊은 숲속을 가르는 순간 선명한 색채가 눈에 띄어 ‘숲의 그림자’라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과 지리산, 오대산을 비롯한 중·북부 산악지대에서 주로 관찰된다. 최근에는 도심 외곽의 녹지대에서도 카메라 트랩에 포착되는 등 서식권이 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비가 나무 타기에 능하고 사냥 실력이 뛰어나 간혹 다람쥐를 나무 위에서 추격해 잡는 모습도 종종 관찰된다.

유튜브, 새덕후

담비의 존재는 산림 생태계 건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개체수가 줄어들면 설치류가 급증해 산림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담비는 조용하지만 중요한 자연의 조율자 역할을 한다.

그러나 도로 개설과 산지 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고 로드킬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전 전문가들은 담비의 안정적 서식을 위해서는 단절된 산림을 연결하는 생태통로 확충과 보호구역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근 다양한 복원 노력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다시 존재감이 확인되고 있어 생태계 회복의 상징적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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