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명도 안 봤는데…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1위’ 찍은 대반전 한국 영화
2025-11-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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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외면받았던 작품의 OTT 반란
박정표의 1인 2역 연기가 만든 기적
지난 6월 개봉 당시 관객 1546명에 그쳤던 영화 ‘천국은 없다’가 넷플릭스 공개 하루 만에 국내 영화 1위를 차지하는 대반전을 만들었다. 극장에서는 조용히 사라졌지만 OTT에 올라오자마자 순위표 최정상으로 직행하며 재평가 흐름을 타고 있다.

넷플릭스는 20일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차트를 공개했는데, 1위 자리를 차지한 작품이 바로 ‘천국은 없다’다. 2위 ‘프랑켄슈타인’, 3위 ‘조작된 도시’, 4위 ‘나우 유 씨 미2’ 등 경쟁작들을 모두 제치고 공개 하루 만에 정상을 차지했다. 극장 관객 수가 2000명도 채 되지 않는 초저예산·저관심 영화가 OTT로 올라오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이례적 상황이다.
‘천국은 없다’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서스펜스 영화로, 한 명이 살아남기 위해 다른 한 명이 희생돼야 한다는 잔혹한 설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박정표는 극 중 두 형제 ‘일도’와 ‘이도’를 1인 2역으로 소화하며 서사의 중심을 지탱한다. 개봉 당시 평점 8.52를 기록하며 소수 관객들로부터 “숨겨진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넓은 관객층에는 닿지 못했다.

그러나 넷플릭스 공개 직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극장을 넘어 OTT로 무대를 옮기자 박정표의 1인 2역 연기와 쌍둥이 캐릭터의 밀도 높은 감정선이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순식간에 ‘역주행’이 시작된 것이다.
영화는 장기 밀매 조직과 엮인 동생 ‘이도’, 살아남기 위해 돌아온 형 ‘일도’가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게 되는 극한의 상황을 중심으로 몰아친다. 박정표는 두 인물의 결을 미세하게 분리해내며 속도감 있는 전개 속에서도 형·동생의 감정선을 구분 짓는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갑고 어두운 이도, 흔들림 속에서도 살아남으려는 일도의 간극을 세밀하게 표현한 점이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호평을 받는 지점이다.

특히 쌍둥이 두 인물을 혼동되지 않도록 얼굴·호흡·시선·톤까지 디테일하게 설계했다. 장면마다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의 내면을 빠른 컷 전환 속에서도 설득력 있게 구현해냈다. 극 중 형제의 재회 장면과 마지막 결단을 향해 치닫는 클라이맥스는 OTT 공개 이후 SNS에서 “몰입감 최고”, “끝나고도 여운이 오래가는 영화”라는 반응을 이끌고 있다.
박정표는 최근 다양한 플랫폼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존재감을 넓혀왔다. 디즈니+ ‘탁류’, JTBC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 tvN ‘견우와 선녀’, ‘눈물의 여왕’, JTBC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SBS ‘커넥션’, 넷플릭스 ‘돌풍’까지—각기 다른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중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1인 2역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통과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OTT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두 번째 보면 더 재밌다”, “오랜만에 진짜 영화다운 영화”, “엔딩 대사 한 줄이 오래 남는다”, “킬링타임이라 생각했는데 감동으로 끝났다”, “오프닝도 반전, 엔딩도 반전”, “박정표와 이호원의 케미가 훌륭하다” 등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극장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OTT에서 ‘1위’라는 새로운 길을 연 ‘천국은 없다’. 관객 1600명도 보지 않았던 작품이 넷플릭스 첫날 1위를 찍으며 증명한 건 단 하나다. 콘텐츠는 언젠가 반드시 제 가치를 찾는 순간이 온다는 것. 영화 ‘천국은 없다’는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