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 전 코인(암호화폐)에 2억원 몰빵한 네티즌이 공개한 투자성적표
2025-11-2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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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처참.. 오늘 아침 계좌 보고 할 말을 잃었다”
또 하락...작성 시점에라도 팔았다면 손실 더 줄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2억원을 가상자산(암호화폐·코인)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1년 만에 막대한 손실을 본 사연을 알렸다.
'코인에 몰빵한 바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18일 인터넷 커뮤니티 82쿡에 올라왔다. 글쓴이는 "시드가 작지도 않다. 큰 거 두장"이라며 2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위에 코인으로 큰돈 벌어서 BMW 타고 다니는 사람을 보고 자극받았다"며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은 생각도 안 하고 오로지 코인에만 투자했는데 결과가 처참하다"고 했다.
글쓴이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코인이 4~5배 급등했을 때 시장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들어갔을 때가 최고점이었다"며 "매수 직후인 지난 1월부터 하락해 올해 내내 횡보했다. 오늘 아침 계좌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인 유튜버 방송을 종일 보는데 올해 (비트코인이) 무조건 2억원까지 간다며 팔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얼마 전 비트코인이 1억 7000만원 찍었을 때도 안 팔았다. 그때라도 팔았다면 이득이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더리움이 좋다는 말을 듣고 지난 9~10월 마지막 남은 적금까지 해약해서 샀다"며 "지금 이더리움 수익률은 마이너스 30%"라고 밝혔다. 이어 "나 같은 사람은 코인을 왜 하나 싶다. 그냥 예적금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게시글에는 비슷한 처지의 투자자들이 공감을 표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 집 상황도 비슷하다. 남편이 들어가고 나도 쌈짓돈 털어 넣었는데 반등할 때 정리했어야 했다. 더 오를 줄 알고 기다리다 이 모양"이라며 "그냥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매일 잔고가 1000만원씩 빠지고 있다. 고점 대비 마이너스 1억 1000만원"이라며 "무서워서 업비트를 못 열겠다. 장기적으로 오를 거란 기대는 있지만 그 장기가 5년 후라면 힘 빠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일부는 장기 보유를 조언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면 버티면 무조건 오른다", "잡코인만 아니면 버티라. 지금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댓글이 달렸다.
투자 방식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남 말만 듣고 부러움과 조급함에 몰려 분할매수한 것도 아니라 한 번에 몰빵한 게 문제"라며 "목표 수익률은 연 7~8%로 잡고 장기 투자해야 한다. 억대 수익을 단기에 노리면 어떤 투자든 이런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21일 비트코인 가격은 추가 하락세를 보였다. 오전 9시 30분 빗썸 기준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 대비 3.54% 하락한 1억 3069만 8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 기준 해외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5.15% 떨어진 8만 7145달러를 기록했다. 8만 7000달러대까지 밀린 것은 지난 4월 이후 약 반 년 만이다. 글쓴이가 글을 올린 18일에 매도했더라도 추가 하락을 피해 손실을 줄일 수 있었던 셈이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총 40억 달러가 유출됐다"며 "ETF 개인투자자의 순매도가 이어지며 조정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