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대회 우승자 접하고 폭발한 중국인들 “선발 기준이 뭐냐!” (영상)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한 국제 모델 대회에서 뜻밖의 장면이 펼쳐졌다. 15번 참가자가 광둥성 여성 모델 부문 우승 트로피를 받은 순간, 현장에서는 환호 대신 당혹스러운 침묵이 흘렀다. 풍만한 체형과 서툰 워킹으로 무대에 선 모습은 일반적인 '모델 우승자'의 이미지와 크게 달랐다. 이 장면이 온라인에 퍼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곧바로 충격과 의혹의 반응을 쏟아냈다.

지난 16일 열린 ‘제28회 국제 모델 대회 중국 결선’에서 15번 참가자가 광둥성 여성 모델 부문 우승 트로피와 증서를 받았다. 그러나 우승자를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자 논란이 시작됐다. 영상 속 참가자는 나이가 많아 보였고, 걸음걸이도 어색했다. 얼굴에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모델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반적으로 모델 대회 우승자는 균형 잡힌 몸매와 키, 우아한 라인을 갖춘 것이 기본 기준이다. 옷의 매력을 살리는 자연스러운 걸음걸이와 카메라 앞 표현력도 필수다. 하지만 이번 우승자는 이런 기준과 크게 달라 네티즌들의 의문을 불렀다.

소셜미디어에서 “정말 모델 대회가 맞나”, “대회 기준이 바뀐 건가” 같은 댓글이 쏟아졌고, '모델 대회 우승자 논란'은 곧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대회 주최 측은 18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주최 측은 “주최위원장이 건강 문제로 인터뷰할 수 없다. 상황 정리를 마친 뒤 대중에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그 다음 날 주최 측은 “15번 참가자는 부인 부문 우승자이며, 여성 모델 부문 광둥성 우승자는 실제로 37번 참가자다. 시상식에서 사용한 증서는 이름과 번호가 없는 공통 양식이었는데, 직원의 실수로 증서와 트로피를 잘못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이번 실수로 광둥성 네티즌과 15번 참가자에게 사과했으며, 부인 부문 우승 증서는 별도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온라인에서는 15번 참가자가 대회를 후원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주최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공백 양식의 증서와 부문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회의 전문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심지어 2016년 국제 슈퍼모델 대회 3위 출신인 심사위원 리푸홍도 “이번 대회의 여성 모델 부문은 심사하지 않았고, 채점표조차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심사 과정의 신뢰성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현장에 참관한 미용업계 관계자는 “참관객 모두 비용을 내고 들어갔다. 모델도 많았고, 아름다운 참가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후원 업체 관계자는 “후원을 했지만 대회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전화가 계속 오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국제 모델 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4개 지역 업체가 공동 주최했으며, 3개 회사가 후원사로 참여했다.

논란은 단순히 한 참가자에 그치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은 '다양한 미의 기준'을 들어 풍만한 체형도 매력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대부분은 전문 모델 대회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걸음걸이, 몸매, 카메라 앞 표현력 등은 단순한 외모를 넘어 실력과 경험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심사위원 기준이 일반인과 다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핵심은 대회가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여부다. 과거에도 일부 모델 대회에서는 참가자와 심사위원 간 비리, 심사 조작 의혹 등이 제기된 사례가 있었다.

최근 중국에서는 매년 100회 이상의 선미 대회가 열리며, 일부는 상업적 목적이 강해 참가자와 후원사가 대회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유명 국제 대회의 중국 지역 대회, 가짜 선미 대회, 광고성 선미 대회 등으로 나뉘며, 참가비와 후원금, 권리 판매 등 복잡한 돈의 구조가 얽혀 있다.

이번 선전 대회 사건은 중국 모델 업계의 현실을 보여준다. ‘우승자를 살 수 있다’는 소문, 권리 판매 논란 등은 대회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명성을 높이고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해야만, 모델 대회가 본래의 의미를 되찾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